지난 겨울에 난방비 폭탄 고지서를 받아 들었던 소상공인이 올해 여름에는 냉방비 폭탄 고지서를 받아 들게 될 전망이다. 소상공인은 고물가, 고금리에 매출이 줄고 대출이자는 오르면서 경영 상황이 어려워진 데 이어 냉방비 폭탄까지 떠안게 돼 부담이 크다.
정부가 고효율·냉방기기 교체 지원, 요금 분납 제도 등 소상공인의 여름철 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지원하고 있지만 소상공인은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올해 여름철(7∼8월) 소상공인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전력을 사용하면 소상공인의 평균 전기요금은 5만 1400원(17.3%) 더 늘어난 34만 8040만 원에 이른다. 지난 5월 전기요금보다는 12만 7090원(57.52%) 많은 수준이다.
올해 여름은 기록적인 폭우가 지나고 폭염이 덮치면서 기존 전기 사용량에 냉방기기 사용량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소상공인의 전기요금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부안에서 해산물 식당과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서모(27) 씨는 "전기요금 부담이 적다면 거짓말이다. 많이 올랐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식당, 카페를 같이 운영하다 보니 다른 것 빼고 냉장고만 20여 개 사용하고 있는데 얼마나 나올지 감도 안 잡힌다"면서 "여름철이라 해산물 보관하려면 냉장고(냉동 창고)를 안 돌릴 수도 없고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여름 이후 전기요금이 1년 새 세 차례에 걸쳐 kWh(킬로와트시) 당 28.5원 오른 탓에 소상공인은 전기요금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소상공인은 냉방비 부담은 '빙산의 일각'으로 인건비,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큰 부담이라고 말한다.
전주에서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한 지 2년 6개월 지난 오모(40) 씨는 "냉방비 고지서는 아직 받아보지 않아서 얼마나 많이 나올지 모르겠다"면서 "냉방비만 오른 게 아니다. 건물 하나를 다 구입한 탓에 대출 금액이 적지 않다. 지난해 이자가 150만 원이었다면 지금은 250만 원에 달한다. 골프공도 20∼30% 올라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지원이 작은 도움은 되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안균 전북소상공인연합회장은 "에너지 비용 지원이 더 필요하다. 지금 지원도 실질적인 도움보다는 미미한 효과를 일으키는 정도다. 지원하면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조금 지원하고 또 다른 문제 생기는 악순환이 되니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소상공인 에너지 비용 지원 필요성과 지원방안' 보고서를 통해 "소상공인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에너지 비용 증가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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