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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지는 게 너무 싫습니다” 추석에도 자녀 영정 앞 지킨 부모님

29일 전주 풍남문광장서 10·29 이태원 참사 합동 차례
유족, “제대로 된 진상규명 통해 책임자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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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원회가 추석 당일인 29일 오후 2시께 전주 풍남문광장 분향소 앞에서 추석 합동 차례를 열고 있는 가운데 유족들이 자녀들 영정 사진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전북일보 엄승현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원회가 추석 당일인 29일 오후 2시 전주 풍남문광장 분향소 앞에서 추석 합동 차례를 열었다.

이날 합동 차례에는 10·29 이태원 참사 전북 연고 희생자 9명 중 8명의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했다.

이날 차례상에는 부모들이 손수 만든, 그들이 평소 좋아했던 치킨과 전, 맥주, 굴비, 불고기와 같은 음식들이 올려져 있었다.

합동 차례가 시작되자 영정 사진을 마주한 부모들은 영정 사진 속 해맑은 자녀들의 모습에 울음을 참는 듯한 모습이었다.

고(故) 서형주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떠나보낸지 벌써 1년이 다 돼 간다”며 “평소와 같은 명절이면 아들과 어디로 놀러 가야 할지 어디를 구경가야 할지 즐거웠어야 할 명절인데 눈물만 나온다”고 힘없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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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원회가 추석 당일인 29일 오후 2시께 전주 풍남문광장 분향소 앞에서 추석 합동 차례를 열고 있는 가운데 유족들이 아이들 차례상에 수저를 올리고 있다./사진=전북일보 엄승현 기자.

고(故) 추인영씨의 어머니는 “설 차례상 차릴 때는 진짜 뭔 정신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이제 정신이 좀 들고 추석 차례상을 차리니까 인영이의 영정 사진을 제대로 못 보겠다”며 “갈수록 (딸의 죽음이) 더 실감 나는 게 너무 싫고 시간이 가는 것도 너무 싫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많이 차렸으니까 우리 아이들이 다 함께 와서 먹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그러자 자리에 함께했던 다른 부모들 역시 흐느껴 울었고 시민들 또한 슬픔에 눈시울을 붉혔다.

부모님들의 짧은 이야기가 진행된 뒤 이후에는 김회인 신부와 상견스님, 이강식 목사 등 종교인의 기도가 진행됐다.

합동 차례가 마무리됐지만 유족들은 자녀들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밥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마음에 수저를 매만지기도, 영정 사진을 만져보이기도 했다.

고(故) 문효균씨의 아버지 문상철씨는 “오늘 많은 시민들이 아이들의 차례에 참석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이 힘으로 참사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통해서 책임자 처벌을 하고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유가족들도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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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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