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2019년 12월 새만금 방조제 입구 내 설치
대회 이후 그대로 방치⋯시민들, 이미지 먹칠 지적
도 "군산시와 조율 중, 거절 시 예산 세워 철거 예정"
최근 타 지역에서 온 지인들과 함께 새만금 방조제를 찾은 시민 박모 씨(49)는 주변 관광지를 자랑하던 중 순간 뻘쭘해졌다.
같이 간 지인이 갑자기 한 대형 홍보 간판을 가리킨 뒤 “군산에서 세계 잼버리 대회가 또 열리는 것이냐”며 조롱(?) 섞인 말을 건넸기 때문이다.
지인이 말한 대형 홍보 간판에는 “2023새만금세계잼버리와 170국 5만 청소년 야영 축제‘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박 씨는 “행사가 끝난지 언제인데, 아직도 잼버리 대회를 홍보하고 있는 것에 창피함을 느꼈다”며 “후속 조치도 엉망”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잼버리 대회)’가 마무리된 지 두 달이 넘도록 관련 홍보 시설물이 그대로 방치돼 있어 시민과 관광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가뜩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잼버리 대회에 대한 여론이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광고물이) 지역 이미지만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 새만금방조제 방면 입구(비응도 방면)에 62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가로 25m·세로 5m 크기의 잼버리 홍보 지주 간판을 제작·설치했다.
그러나 잼버리 대회가 두 달 전에 종료됐음에도 여전히 새만금 방조제 내에 대형 홍보 간판이 버젓이 설치돼 있다보니 시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당 홍보 간판이 들어선 곳은 새만금 방조제 진입로인데다 지역 대표 관광지인 고군산군도와 연결된 관문으로 많은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이곳 일대서 ‘군산새만금전국걷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전국에서 온 수 많은 사람들이 이 홍보 지주간판을 보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가자는 “잼버리 대회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같은 도민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컸는데 대형 홍보 간판을 보니 마음이 더 착잡해졌다”며 “이 홍보시설이 외지인들에게 오해를 불어 일으키고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만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역시 “잼버리 대회 파행 종료 이후에도 아직까지 행사를 홍보하고 있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이런 시설을 제때 철거하지 않거나 활용하지 않을 경우 흉물로 전락하기 쉽다. 이에 대한 관리 책임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현재 전북도는 잼버리 홍보 지주 간판에 대한 공유재산 양여 의사를 군산시에 물은 상태로, 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 관계자는 “군산시와 현재 (이 문제를 놓고) 조율 중에 있다”면서 “군산시에서 양여를 받을 경우 다른 홍보용으로 활용할 수 있겠지만, 거절 시에는 신속히 예산을 세워 철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