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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83.싸운 날

△글제목: 싸운 날

△글쓴이: 정소은 (완주 봉동초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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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랑 크게 싸웠다.

학원에서 시험을 봤는데 잘 보지 못한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에게 불평을 했기 때문이었다.

순간 ‘아차!’ 했지만, 이미 말해버렸고 엄마의 얼굴을 보니 표정이 안 좋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죄송하다 말하려 했지만, 내 입에서 “내가 뭘 잘못했는데.”라는 말이 나와 버렸다.

“뭐? 그게 네가 할 말이야?”

“아, 나보고 말도 하지 말라는 거야?”

난 세상의 짜증이란 건 다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쾅!”

방문을 일부러 세게 닫고 투덜거리며 컴퓨터를 켰다. 평소에도 그림을 좋아했던지라 그림 앱을 켜고 그림을 그렸다. 15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컴퓨터가 꺼졌다.

“와 진짜 다 날라갔네..”

오류 때문에 파일이 다 날아갔다. 원래 오류가 많이 나긴 했지만 왜 하필 오늘 대형사고가 터졌는지….

‘하늘도 내 편이 아니구나’라며 신을 원망하고 있을 때 방문이 벌컥 열렸다.

“나와서 밥 먹어.”

차갑고 딱딱한 목소리. 엄마였다. 이번에야말로 사과를 하겠단 다짐을 하고 식탁에 앉았다. 하지만 식탁에 앉자마자 무거운 공기가 나를 눌렀다. 식탁에서 들리는 소리라곤 숟가락과 젓가락이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음식을 씹는 소리, 가끔 내쉬는 나의 한숨 소리밖에 없었다. 방금 했던 다짐은 어디 갔는지 잔뜩 긴장해서 한 마디도 못하고 있을 때 엄마께서 먼저 입을 여셨다.

“엄마가 아까 화내서 미안해.”

“아니에요. 제가 먼저 짜증내서 죄송해요.”

아까의 적막은 온데간데없고 화기애애함만 생겼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예능프로그램을 보며 밥을 다 먹었다. 엄마와 부드러운 말투로 얘기하니 정말 좋았다. 다음부터 둥근 말투로 상대방을 배려하며 말해서 엄마랑 싸우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

엄마 내가 제일 사랑해!

2021년 9월 3일

 

※ 이 글은 2021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5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이 공모전은 매년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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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문학관 #어린이 #손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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