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세월호 희생자 전주분향소'에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60대 노숙인을 방화 용의자로 특정한 뒤 그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20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19일 오후 8시 25분께 전주시 완산구 전동 풍남문광장에 설치돼 있던 세월호 분향소에서 불이 나 몽골식 텐트 일부와 집기류, 설치돼 있던 영정사진 등을 태운 뒤 소방서 추산 20만 원 가량의 피해를 내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7분여 만에 진화됐다.
화재 당일 오후 11시 30분 풍남문 광장에서 만난 세월호 분향소 지킴이 이병무 씨는 "이곳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날 수 없고, 분향소 텐트가 코팅처리 돼 담배꽁초에는 불이 붙지 않는다"며 "천막이 타버린건 문제가 안되지만 설치돼 있던 영정사진이 탄 건 수마를 겪은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화마까지 겪게 한 것이고, 만약 불을 지른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울먹였다.
이날 열린 경찰과 소방의 합동 감식 결과 분향소는 이미 전기가 끊어져 있었고, 촛불을 사용하는 제단에서 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분향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화재 당시 분향소 안에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소방본부는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이에 전주완산경찰서는 세월호 분향소에 실화 또는 방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인 결과, 일반물건 방화 혐의로 노숙인 A씨(60대)를 체포해 조사중이다.
A씨는 전날 오후 8시 30분께 전주시 완산구 전동 풍남문광장 세월호분향소에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경찰은 A씨가 화재 현장을 배회한 점 등을 고려해 그를 방화 용의자로 보고 추적해왔다.
풍남문광장에 위치한 세월호 분향소는 참사가 있던 해인 지난 2014년 8월에 세워져 10년간 풍남문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시는 지난 2022년 8월 풍남문 광장 주변 상인들의 철거 요청과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분향소에 강제 철거 계고장을 보냈고 사용하던 전기도 차단됐다. 하지만 지난해 이태원 사태 이후 분향객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철거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전국의 세월호 분향소들은 지난 2018년 4월 16일 합동 영결·추모식을 기점으로 하나씩 철거돼 현재 전주에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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