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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은 교육혼이 살아 있던 도시”

김귀성 원광대 명예교수, 일제강점기 익산의 교육 모습 수집·분석 결과 공유
교육도시 정체성 확립 방안으로 양질의 특화 프로그램 개발·인프라 구축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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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성 원광대학교 명예교수가 14일 익산학 연구 총서 북토크콘서트에서 ‘사료를 통해 본 익산의 교육과 지역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송승욱 기자

일제강점기 당시 교육 분야에서 정의감에 불탔던 저항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교육혼이 살아 있었던 익산의 역사를 조명해 교육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가 익산청년시청에서 마련한 익산학 연구 총서 북토크콘서트 ‘기록을 통해 시대를 읽다’에서 ‘사료를 통해 본 익산의 교육과 지역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발표한 김귀성 원광대학교 명예교수는 “익산이 교육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일제 잔재를 극복하고 양질의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익산의 역사문화 자원을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출간하고 있는 익산학 연구 총서 중 ‘일제강점기 익산의 교육’을 편역한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 5년 동안 일제강점기 당시 익산의 교육 통계 자료와 원문, 법령 등을 직접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를 공유했다.

그에 따르면, 일제 식민지 교육은 지배자와 피지배자라는 두 가지 관점이 있고 차별이 기저에 깔려 있었다.

언어 정책을 통해 일본어를 배우도록 했고 동화 정책과 직접 통치를 통해 우리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 생활양식 등을 없애는데 주력했다.

또 식민 지배를 위해 국공립 교육을 우선시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길들였는데, 1922년 개교한 이리농림학교의 일본인과 한국인 비율이 비슷한 수준이었던 반면 2년 후 개교한 이리공립고등여학교의 경우 한국인이 입학하려면 어마어마한 돈을 내야 했기 때문에 입학생 비율이 10%도 채 되지 않았다.

이 같은 차별 때문에 당시 사립학교와 야학, 서당 등이 늘어났고, 브나로드(농촌계몽) 운동도 전개됐다.

특히 익산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취약한 지역임에도 식민지 교육에 대한 저항이 심했다.

당시 용안 보통학교에서 일본인 교장의 차별에 반발한 학생들의 동맹 휴학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이리농림학교에서도 항일운동을 벌였고, 여러 사립학교에서 친일 교장 배척 운동을 하거나 신사 참배를 거부하기도 했다.

지역주민들이 나서 공립여자보통고등학교와 관립사범학교, 불교전수학원 설립을 청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명예교수는 “1945년 익산에 주둔했던 미군 작전 일지 등 당시 여러 자료들을 수집해 분석하면서 익산이 항일 의식이 굉장히 강하고 정의감에 불탔던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어려움 속에서도 의지를 모아 후세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며 특히 교육 측면에서 저항 운동이 활발히 펼쳐졌던 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적으로는 이미 독립했지만,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일재 잔재를 청산하지 않으면 문화적 식민주의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학교 안팎에서 양질의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인성 교육과 학력 증진을 꾀하고,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온 시민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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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익산청년시청에서 진행된 익산학 연구 총서 북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송승욱 기자

송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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