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속도 가속화, 전통시장 속절없이 몰락
전북 전통시장 59곳, 상점가 포함 상인 수 8225명
전북, 지난달 전통시장 체감경기지수 최하위 수준
위기를 기회로, 디지털·콘텐츠화는 선택 아닌 필수
지방소멸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때 지역경제·문화를 이끌었던 전통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전통시장의 핵심은 사람이지만 지방소멸 속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이 줄어든 것이다.
넉넉한 인심과 푸근한 정으로 천년만년 우리 곁에 있을 것 같았던 전통시장은 이제는 변해야 살 수 있게 됐다. 노후화된 전통시장을 재정비하는 외형적뿐 아니라 디지털·콘텐츠화하는 등 내형적 변화를 통해 차별화된 전통시장을 만드는 것만이 살길이 됐다.
전북 전통시장은 다시 일어서기 위해 스스로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는지 전북 전통시장의 현 상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짚어본다.
"저기 멀리 방앗간 보이지? 거기까지 북적였는데 지금은 뭐, 모르겠어. 사람이 없으니까 장 서는 사람도 없지 않겠어? 우리 장 참 잘 됐었는데⋯."
순창 복흥시장 오일장(3·8일장)에서 만난 상인의 말이다.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순창 복흥장을 찾았지만 오일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거리가 한산했다. 이곳은 전북 전통시장 및 상점가 중 등록 상인이 3명으로 가장 적다.
순창 복흥장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옷·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상인, 방앗간을 운영하는 상인 3명과 도란도란 모여 수다 떠는 동네 할머니들, 손님 한두 명이 전부였다. 예로부터 고추와 마늘, 고랭지 채소, 약초, 산나물 등이 맛 좋기로 유명해 많은 사람이 찾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상인의 말처럼 인구가 줄어들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도, 장 서는 상인도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전통시장의 핵심인 '사람'의 발길이 끊기면서 상인 수도 급감했다.
전북도가 제공한 전북 전통시장 및 상점가 점포·상인 수 연도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통시장·상점가 전체 상인 수는 8225명이다. 2023년 기준 5년 전인 2018년 1만 331명이었던 상인 수가 5년 새 2106명이 줄었다.
순창 복흥장뿐 아니라 전북에 있는 전통시장이 모두 인구 감소 속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전북 인구 수는 175만 4757명, 전북 전통시장 수는 59곳이다. 반면 2013년 전북 인구 수가 187만 2965명에 달했을 적 전북 전통시장 수는 65곳이다. 10년 동안 인구가 10만 명 넘게 줄어드는 동안 전통시장 6곳이 폐쇄·기능상실시장으로 전락했다.
전통시장에서 파는 신선식품 상태를 믿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주차장·화장실 등 편의시설 부족과 일부 상인의 카드 결제 거부 등을 이유로 발길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전통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2024년 6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6월 전통시장 체감 경기가 전월 대비 상승한 곳은 울산 한 곳이다. 이중 지난달 전북 경기체감지수(40.0)는 대전(36.6), 광주(36.7) 다음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았다. 전월 대비 19.2p 하락하면서 하락 폭은 전남(-22.4p)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컸다.
이렇듯 전국적으로 전통시장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일부 전통시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전통시장 현대화부터 디지털·콘텐츠화까지 소비자의 특성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중 디지털·콘텐츠화는 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자체 동력을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디지털·콘텐츠화를 통해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대전 도마큰시장을 찾아 "전통시장도 소비자의 생활 방식 및 소비 유형 변화에 부합하는 발전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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