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외부기고

[안성덕 시인의 '풍경']붕어빵

image

 

11월 폭설에 놀랐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도 아니건만 여기저기 눈 폭탄에 발 묶였습니다. 가을 더위에 모기까지 극성이었던 터라, 길모퉁이 붕어빵 장수를 보고도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기상이변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어버렸습니다.

 

며칠 사이 겨울 한가운데 갇혔네요. 패딩이 일상 패션이 되었습니다. 바깥 활동이 줄어드니 한가해진 입이 궁금합니다. 겨울철 주전부리하면 떠오르는 군밤과 군고구마와 붕어빵, 군밤· 군고구마 장수는 사라진 지 이미 오래입니다. 길모퉁이에 붕어빵 리어카만 어쩌다 눈에 띕니다.

 

추억의 반은 음식이라고 했던가요? 달리 말하면 먹거리가 추억의 반이겠습니다. 붕어빵, 단순히 가성비 좋은 주전부리만은 아니지요. 덤으로 종이컵에 담아주는 오뎅 국물 나눠 먹던 시절이 앙꼬이기 때문입니다. 어묵이나 팥소라 하면 왠지 그때 그 맛이 아닐 성만 싶습니다.

 

세상이 변한 거겠지요. 붕어빵이 리어카에서 커피숍으로, 실내 가게로, 편의점으로 들어가기도 했답니다. 역세권·숲세권, 젊은이들 사이에는 ‘붕세권’이란 말도 돈답니다. 천원에 세 개던 붕어빵이 이천 원에 세 개가 대세라네요. 어두일미라나, 머리부터 먹어야 한다고 우기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나와 똑 닮은 어떤 녀석도 붕어빵을 참 좋아하지요.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외교 ‘강행군’ 여파 속 일정 불참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전주시 6시간 28분 49초로 종합우승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통산 3번째 종합우승 전주시…“내년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종합우승 전주시와 준우승 군산시 역대 최고의 박빙 승부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최우수 지도자상 김미숙, “팀워크의 힘으로 일군 2연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