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2월 소비자심리지수 84.4(전월대비 7.2p 급락) 올해 최저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경제적 불확실성 증폭 때문
코로나19 확산기 이후 최대 낙폭 수준, 구조적 침체로 이어질 우려
향후경기전망과 소비 지출, 고용시장 등 모두 위축 현상 뚜렷
정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12월, 우려됐던 소비심리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된 경제적 불확실성 증폭과 함께 탄핵 정국의 장기화로 전북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정치적 혼란이 지속된다면, 전북 경제의 구조적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을 포함해 12월 4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 '2024년 12월 전북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지난 2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12월 중 전북 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4.4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월 91.6보다 7.2p 하락한 수치로, 2020년 코로나19 확산기 이후 최대 낙폭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국 소비자심리지수도 100.7에서 88.4로 12.3p 급락해 소비심리 위축이 전국적 현상임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전망 관련 지표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향후경기전망지수는 71에서 55로 16p나 추락했고, 현재경기판단지수도 64에서 52로 급락했다. 두 지표 모두 기준값 100을 크게 하회해 비상계엄 이후 경기상황을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소비지출 전반에서도 위축 현상이 뚜렷하다. 내구재 구매전망이 89에서 84로, 여행비 지출전망은 88에서 83으로 각각 하락했다. 의료·보건비를 제외한 모든 소비항목이 감소세를 보였고, 외식비와 여가활동 관련 지출 전망이 큰 폭으로 떨어져 비필수적 소비의 급격한 위축이 예상된다.
고용시장의 경우 취업기회전망지수가 77에서 62로 15p 급락했다. 임금수준전망 역시 117에서 113으로 하락해 가계 소득 개선에 대한 기대도 약화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신규 채용과 임금 인상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물가와 가계부채의 동반 상승은 또 다른 우려 요인이다. 물가수준전망지수는 141에서 145로 상승했고, 현재가계부채지수도 104에서 107로 올랐다.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가계의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신호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관계자는 "도내 소비자들의 낮은 소비심리는 제한적인 소득수준과 소비 여력 등 내수 부진이 주요 원인"이라며 "탄핵 문제보다는 도내 소비자들이 계엄령 발동으로 과거와 같이 소비나 투자가 제한될 것을 우려해 소비자심리지수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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