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전주 통합, 새만금 특별지자체 등 전북 현안 집안 싸움
기존 혁신도시 확장, 신규 조성 등 정부 가이드라인 부재
정치권의 유치 경쟁, 김 지사의 익산 유치 무게 등 우려
지역 갈등 심화, 전북 발전 저해 전 중재와 합의점 절실
전북의 주요 현안들이 집안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완주·전주 통합, 새만금 특별지자체 설치, 새만금 신항 관할권 등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제2혁신도시 유치 문제까지 더해져 지역 발전에 장애물로 작용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제2혁신도시가 지역 갈등으로 불거지기 전, 지역 정치권의 합의점 도출과 전북도의 중재자 역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공공기관 2차 이전 기본계획 수립 시기를 지난해 12월에서 올 하반기로 연기했다. 2023년 상반기 발표를 목표로 했던 계획이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또다시 늦춰진 것이다. 혁신도시 시즌2의 청사진이 될 '혁신도시 성과 평가 및 정책 방향' 연구용역 완료 시점도 당초 계획했던 지난해 11월에서 올해 10월로 연장됐다.
여기에는 17개 시도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기초단체 간 치열한 유치 경쟁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정부가 의지가 실종됐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지부진한 정부 정책 속 제2혁신도시에 방향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부재한 상태다. 기존 혁신도시 확장, 신규 조성, 개별 이전 등 큰 방향이 결정돼야 대응이 가능한데, 현재로서는 깜깜이다.
탄핵 정국으로 정치권도 움직임이 둔화된 가운데, 조기 대선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전북 제2혁신도시 유치는 더욱 혼란스러운 실정이다. 도는 정부 방침에 따라 대응 전략을 달리 수립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어떤 논의나 준비도 이르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시군의 의견을 취합하거나 입장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토부의 정책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도가 어떠한 메시지를 주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김관영 지사는 지난 6일 익산 방문 당시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제2혁신도시 익산 조성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A씨는 "정부로부터 이전 기관만 결정되면 익산에 혁신도시 유치는 분명하다는 것으로 알아들었다"며 "다른 참석자들도 지사의 공약인 익산 유치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다는 긍정적인 사안으로 해석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 속에서 지역 간 갈등의 씨앗으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도내 정치권의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정동영 의원은 전주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시즌2를, 이춘석·한병도 의원은 익산 우선 추진을, 박희승 의원은 남원을 겨냥한 인구소멸지역 혁신도시 지정을, 안호영 의원은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2차 이전을 각각 공약으로 내세웠다.
의원들의 공약 이행 의지는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 아직 표면화되지는 않았으나, 인구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자체들도 정치권과 연대해 제2혁신도시 유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도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2혁신도시마저 다툼으로 번질 경우 전북의 이미지 훼손은 물론, 각종 정부 지원 계획에서 철저히 배제될 수밖에 없다"라며 "정부 방침이 나온 뒤 또 다른 싸움으로 번지기 전 지역 간 이해관계 조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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