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되거나 마모된 점자블록으로 인해 시각장애인들의 보행 환경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전주시 덕진구의 한 보행로. 출근을 하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 아래로 점자블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해당 점자블록은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시각장애인 유도블록, 통칭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이 보행할 때 발바닥이나 지팡이의 촉감으로 위치와 방향을 알 수 있도록 표면에 돌기를 양각한 블록을 뜻한다. 그러나 이날 확인한 점자블록의 돌기 부분은 마모되거나 부서져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실제 해당 점자블록을 밟아봤으나 바로 옆의 보도블록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상태였다.
완산구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점자블록은 절반 가까이 파손된 상태로 인근 공터에 버려져 있었고, 먼지와 흙, 모래로 완전히 뒤덮여 점자블록인지 보도블록인지 구분이 힘든 곳도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은 이렇듯 마모되거나 파손된 점자블록이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노창옥 전북시각장애인연합회장은 “다니다 보면 점자블록이 파손되거나 마모돼 보수해야 하는 곳이 꽤 있다”며 “모든 골목과 도로의 점자블록을 보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많이 이용하고 있는 보행로에 있어서는 점자블록이 제대로 깔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사람이 다니는 곳은 점자블록을 제대로 설치하거나 보수해야 하는데, 보수는 커녕 기본적인 라인도 만들지 않은 채 점자블록을 붙여놓은 곳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따로 점자블록만을 관리하는 것은 아니고, 보통 보행로를 정비할 때 점자블록도 같이 일괄적으로 정비하고 있다”며 “점자블록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정비하고 있으나 따로 지역을 정해 수리하거나 전수 조사를 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선제적인 점자블록 관리와 함께 주변 보도블록 관리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홍서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연구원은 “발로 감지해야 하는 점자블록의 특성상, 마모되거나 파손된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보행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또 점자블록이 잘 포장되어 있더라도 주변 보도블록이 들뜨거나 파손돼 시각장애인들에게 혼란을 발생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행량이 많거나 주거밀집지역, 시각장애인들의 이용이 잦은 곳 등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조사해 선제적으로 점자블록 인근을 정비하는 등 기관이나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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