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 고향을 떠나지 않고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되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갈수록 취업한파가 극심해지고 있어 안정된 일자리를 갖는 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만큼 힘든 현실입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이 9일 발표한 '최근 전북지역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2025년 2월 전북의 취업자 수는 95만 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만 2000명 감소했으며, 고용률은 61.9%로 전년동월대비 0.7%p 하락했다. 실업률은 2.6%로 전년동월(2.3%)보다 0.3%p 상승했다.
같은 날 호남지방통계청이 내놓은 '2025년 3월 전북특별자치도 고용동향'에서도 3월 전북의 고용률은 62.7%로 전년동월대비 1.3%p 하락했다. 취업자는 97만 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 1000명(-2.1%) 감소했다. 실업자는 2만 7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000명(41.0%)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2.7%로 같은 기간 0.8%p 상승했다.
이처럼 취업의 문이 갈수록 좁아지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9일 군산대학교에서 열린 '공공기관 지역인재 합동채용설명회'는 전북에서 일하고 싶은 청년들의 간절함과 열정이 느껴졌다.
취업상담 부스마다 줄을 선 학생들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채용 시기와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어떤 전공이 유리한가요", "순환 근무 제도가 있나요", "필수 자격증은 무엇인가요" 등 질문들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고등학생들의 표정에선 '대학 진학이냐, 바로 취업이냐'라는 절박한 갈림길 앞에 선 고민이 역력했다. "회사 문화는 어떤가요", "월급은 얼마인가요", "야근도 하나요", "월세도 지원 가능한가요" 등 MZ세대의 현실적인 질문들도 눈에 띄었다.
취업 시장의 한파는 취준생들의 목소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한 기관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다는 김규범 씨는 "지금 확실히 채용 시장이 어렵다. 원래 준비하던 방향 말고도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어 박람회를 찾았다"며 "모집 인원보다 2~3배 많은 지원자가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같은 서류와 점수 속에서도 지난해에 합격했던 곳이 올해는 떨어지는 등 커트라인도 높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모의면접장에서 만난 고등학생들은 사전에 제출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실제 면접을 보는 것처럼 성인도 무색할 만큼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면접이 끝난 후에는 학생들의 강점과 약점을 짚어주고,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했다.
대기실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면접에서의 목소리 톤과 의상이 궁금했어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지고 싶어요", "친구들끼리 어디로 취업하는 게 더 좋다는 이야기를 나눈다"라는 말에서 10대에서도 일자리에 대한 갈망이 느껴졌다. 최근 고졸 재직자특별전형을 통해 대학 진학 대신 즉시 취업 현장으로 뛰어드는 추세라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모의면접 기회가 흔치 않은데, 저의 실수나 습관 등 약점을 찾아내 고치고 싶어요"라는 간절한 바람도 엿보였다.
모의면접을 마친 한 학생은 "스스로 부족한 점이 어떤 건지 잘 몰랐는데, 가려운 데를 긁어주셨다"며 "제 경험을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었는데, '경험을 이렇게 풀어내라, 기업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라'라는 조언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면접관으로 참여한 연정흠 중앙대학교 겸임교수는 "공기업에 지원할 때 안정성만 생각하기보다 해당 기관이 무엇을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기업에서는 학교에서 실습했던 경험과 역할을 중요시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자소서를 쓸 때 경험을 나열하기보다 본인이 맡은 역할과 기여한 바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는 국민연금공단, 한국국토정보공사, 농업기술진흥원 등 이전기관 6곳을 비롯해 대학교 6곳, 지역기관 3곳, 공공기관 지역본부 5곳, 유관기관 3곳 등 총 23개 기관이 참여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