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1960년대 한국 지성사에 큰 영향을 끼쳤던 잡지 <사상계(思想界)>가 약 반세기 만에 돌아왔다.
‘사상계를 만드는 사람들’이 최근 ‘응답하라 2025!’를 주제로 창간 72주년 기념 특대호이자 재창간 1호를 발간한 것. 1970년 5월 205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된 지 약 55년 만이다.
과거 사상계는 독립운동가 출신 민주화 운동가 고(故) 장준하(1918-1975)가 1953년 4월 창간한 잡지로 민족, 분단, 민주주의 등의 주제를 선도적으로 다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학, 철학, 예술 등 다방면에 걸친 글을 싣고 담론을 이끌었으나 1970년 5월호에 김지하의 시 '오적'(五賊)을 실었다는 이유로 강제 폐간됐다.
그간 1998년 6월호(통권 206호)와 2000년 6월호(207호)가 발행되는 등 복간을 시도했으나 재정난과 준비 부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새롭게 출간된 사상계에는 현시대를 둘러싼 다양한 고민이 담겼다. 책에는 12·3 비상계엄, 소설가 한강, 문명 전환 등을 다룬 글이 실렸다. 또 ‘문예-자연을 짓다’ 시 부문을 통해 섬진강 시인이라 불리는 김용택 시인의 작품도 실려 독자들과의 조우를 기다린다.
발행인은 장준하 선생의 장남인 장호권 장준하기념사업회장이 맡았으며. 명예 편집인에는 강대인 '배곳 바람과물' 이사장, 김언호 도서출판 한길사 대표,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용택 시인과 임진택 판소리 명창, 정성헌 한국 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이 편집고문으로 함께하며, 윤순진 서울대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 석학 48인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장호권 발행인은 책의 서문을 통해 “작금은 정치와 경제와 사회와 문화와 교육과 한경 등 모든 분야에서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다불(多不)의 시대”라며 “이에 사상계가 다시 나서, 문명전환과 정치전환을 비롯한 거대한 전화의 시대에 작은 물꼬를 트는 일을 하겠다. 사상계는 문명전환과 생명평화의 극상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어코 이바지할 것”이라고 발간사를 전했다.
복간된 사상계는 올해 계간으로 펴낸 뒤, 2026년부터는 격월로 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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