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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에 1초⋯노인에겐 부족한 횡단보도 보행 신호 시간

일부 고령자, 횡단보도 보행 신호 시간 짧아 곤란 겪어
경찰, 고령 보행자 많은 구역 대상 교통환경 개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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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신호 시간이 끝나가지만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한 어르신. 김문경 기자

“나이 먹고 걸음이 불편해지니 이제 밖에 나가서 횡단보도 건너기도 어렵네.”

전주시에 거주하는 조모(70대·여) 씨는 집 근처 횡단보도를 건너다 곤란한 일을 겪었다. 버스 정류장에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반을 좀 넘게 건넌 상황에서 보행 신호 시간이 거의 끝나버린 것이다. 결국 신호등은 빨간불로 바뀌었고, 신호 대기 중인 차량들이 조 씨가 다 건널 때까지 기다려 줘 횡단보도를 건너게 됐다. 그러나 조 씨는 이러한 상황을 모르고 뒤쪽에서 울려대는 차량들의 경적과 남에게 피해를 줬다는 생각, 그리고 시간 내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했다는 초조함이 겹쳐 굉장히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렇듯 보행 시간 내 횡단보도를 건너기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의 사례가 잇따르자 걸음과 반응속도가 느린 고령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13일 전주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의 한 횡단보도에서는 보행 시간 내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 못해 곤란해하는 어르신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시간 내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한 어르신 뒤로는 차량이 지나갔다. 해당 횡단보도는 20∼22m 길이로, 1m에 보행시간 1초라는 현행 규정을 적용해 22초의 보행 시간을 부여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전북경찰청은 보행 신호에 횡단보도 통행을 완료하지 못하는 고령자의 교통안전을 위해서 교통환경 개선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노인보호구역 등 고령 보행자 통행이 많은 131개소를 파악, 1m에 1초로 설정된 보행 신호 시간을 0.7m에 1초로 연장했다”며 “야간 고령보행자 보호를 위해 횡단보도 95개소에 집중조명 설치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각 서에서 고령 보행자 통행이 잦은 곳을 파악해 이러한 교통환경 개선 작업을 꾸준히 진행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고령 보행자 보호를 위해서는 교통환경 개선 작업에 더해 보행섬 설치 등 도로환경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심재익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행 신호 연장과 스마트 신호등 설치는 고령 보행자 보호에 큰 도움을 주는 조치로,  고령 보행자 통행량이 많은 구역을 파악해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추가로 교통섬 설치를 확대해 도로 환경도 개선한다면 교통 약자들이 보행 신호에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 못하더라도 중간에 쉬어갈 수도 있고, 차량의 속도도 조절할 수 있어 고령 보행자 보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계청의 2024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전북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4.1%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 이에 따라 도내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는 2022년 478건, 2023년 450건, 지난해 522건으로, 매년 도내 발생하는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 중 35%~40%가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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