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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 사전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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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갑

5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은 사전투표일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거리에 사전투표 안내문과 투표 독려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다. ‘사전투표 제도’는 저조한 투표율을 높여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2000년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유럽연합, 일본 등 대다수 선진국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13년 4월 24일 실시한 2013년 상반기 재보궐선거부터 선거 당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가 별다른 신고 없이 본 선거일 이전에 투표하도록 하고 있다.

12·3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과 국회와 선관위를 장악하려 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이다. 국회 침탈은 계엄 해제를 막기 위해 그렇다 치더라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고 서버를 옮기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대다수 국민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부 극우세력들 사이에서 숙주처럼 기생하던‘부정선거론’이 윤석열과 그 일당에까지 번진 결과가 12·3 내란이었던 것을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권력자의 과대망상과 허위사실 심취의 결과는 대한민국의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외교 등 거의 모든 분야를 후퇴시켰다. 윤석열은 탄핵되었지만 천문학적인 세금을 들여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하는 와중에 부정선거론을 주장했던 사람들이 대선 후보로 등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맞이하고 있다.

최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걱정 말고 사전투표에 참여해 주기 바란다. 저도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라는 발언이 화제가 되고 기삿거리가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대선후보가 사전투표독려하는 것이 뭐가 대수인가 싶겠지만 김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논란이 많은 사전투표제를 폐지하겠다"라고 공약했던 부정선거 음모론자였기 때문에 이같은 논란이 벌어진 듯하다. 사실 그동안 김 후보는 극우 부정선거 음모론자의 대표주자 격인 전광훈과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해 초대 대표를 지내오기도 했다. 지난 21일에는 윤석열이 부정선거 옹호 영화를 관람한 데 대해 “누구라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명해야 한다"라며 옹호까지 했던 인물이었다. 그랬던 그가 느닷없이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정치인이 입장을 바꾸거나 또는 말 뒤집기를 했으면 그동안의 언행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를 먼저 한 후에 국민에게 그 내막을 소상히 밝히고 설명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윤석열의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했던 김문수 후보가 사전투표의 합리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생각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부정선거 음모론에 매몰된 추종자들이 사전투표를 거부할 경우 지지층 투표율 자체가 떨어질까 겁이 나서인지, 국민에게 자신의 생각을 밝혀야 될 것이다. 물론 이유를 막론하고 진심 어린 사과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윤석열이 지난 대선 후보 시절‘윤석열도 사전투표하겠다’며 김 후보와 똑같이 사전투표를 독려한 바 있다. 이후 부정선거 망상에 둘러쌓여 12·3 내란을 일으킨 것을 온 국민이 지켜봤다. 김후보가 부정선거론과 확실히 단절하고 전광훈을 비롯한 극우 음모론자들과도 단호히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선언을 하지 않는 한 우리 국민은 그의 사전투표 독려를 조변석개, 표리부동의 꼼수로 받아들일 뿐이다.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일삼은 윤석열의 말로를 교훈으로 삼을 것을 권고한다.

김윤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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