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02:47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람들 chevron_right 줌, 오늘 이 사람
자체기사

[줌] “어제보다 나은 무대를 향해"제28회 박동화연극상 대상 수상자 박규현 씨

"박동화 선생의 연극 정신을 잇는다는 점에서 자부심 느껴"
"연극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닌, 나를 증명해주는 일"

image
박규현 씨

도내 연극계에서 오랜 시간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연극인 박규현(48·정읍) 씨가 ‘제28회 박동화연극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동화연극상은 전북 연극의 중흥기를 이끈 고(故) 박동화 선생의 연극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지역 연극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권위 있는 상으로 손꼽힌다.

박 씨는 2002년 창작극회에 입단한 이래 23년 가까이 도내 연극의 중심에서 활동해왔다. 단원 모집 공고도 없던 시기, 연극이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극장을 찾아 무작정 문을 두드렸던 것이 시작이었다. 

“그냥 가서 하고 싶다고 했더니, ‘언제부터 나올 수 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연극과의 인연은 지금까지 100여 편이 넘는 무대 위 활동으로 이어진거죠.”

그는 이번 수상에 대해 “연극 불모지였던 전주에 연극의 씨앗을 뿌렸던 박동화 선생의 연극 정신을 잇는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제는 그 뜻을 지켜나갈 책임이 후배들에게도 있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한때는 함께 무대를 꾸렸던 동료들이 많았지만, 어느 순간 돌아보니 어느새 다 떠나고 없더라”며 씁쓸함도 전했다. 특히 가까운 시기에 연달아 네 명의 동료가 세상을 떠난 일을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꼽으며, “그중에는 저보다 어린 친구도 있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씨는 작품을 고를 때 ‘재미’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그는 “내가 재미없으면 관객도 재미없다. 하지만 그 재미 안에 연극의 사회적 책무도 반드시 녹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예술과 삶이 서로 떨어져 있지 않고, 함께 기능할 때 진짜 연극”이라며, 가볍기만 한 소재의 남용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연극은 너무 머리 아파’라는 인식 때문에 지나치게 가벼운 작품들이 많아져,그 흐름이 조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가 바라보는 전북 연극의 강점은 오랜 시간 함께한 단원들 사이의 끈끈한 팀워크에 있다. 박 씨는 “전주 지역 극단들은 최소 10년 이상 함께해온 멤버들이 많다”며 “서로의 성격과 연극적 색깔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해지는 연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역 연극계의 더 큰 도약을 위한 조건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 중”이라며, “예산, 인력, 조직 중 무엇이 문제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단 하나로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극을 시작하게 된 저마다의 동기, 목적이 계속 살아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력도, 열정도 자연히 빠져나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후배 예술가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과거의 고전도 계속 들여다보고, 현재 세계 연극의 흐름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스타일을 반드시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박규현 씨는 자신에게 연극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연극은 제 직업이자 삶의 방식이다. 돈을 벌기 위한 일이라기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증명해주는 일” 이라며 “‘당신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물으면 저는 ‘연극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규현 #연극인 #박동화 #연극상 #대상 #수상자 #선정 #전북 #연극계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람들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