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제 다가서기
최근 들어 학문과 교육의 여러 영역에서 ‘인문학의 위기’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인문학은 인간과 사회, 역사, 언어, 철학 등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과 가치를 다루는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실용성과 경제성이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점점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 대학에서는 인문계열 학과의 정원이 줄어들고,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인문학에 대한 흥미나 관심이 감소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인문학은 단지 지식의 축적을 넘어서, 세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타인의 삶을 공감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중요한 기반이다.
이러한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인문학적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실천이 필요하다. 그 실천의 하나로 우리는 ‘신문 읽기’를 할 수 있다. 신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와 사건을 담고 있으며, 그 속에는 인간의 갈등과 선택, 윤리와 가치, 공동체의 변화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신문 기사를 단순히 정보 전달의 수단으로 보는 것을 넘어, 그 내용을 분석하고 해석하며, 시대적 맥락과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활동으로 확장해 나간다면, 그것은 곧 인문학적 사고를 기르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활동은 ‘신문 읽기를 통해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해보자’는 취지 아래, 학생들이 신문 기사를 꾸준히 읽고, 그 안에 담긴 인간적인 이야기와 사회적 쟁점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바라보며 생각을 나누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신문이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인간과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이 활동은, 인문학의 본질을 되살리고 우리 사회에 인문적 감수성과 깊이를 회복시키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 주제 관련 신문기사
‣ 중앙일보 – 인문학의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 전북일보 – "저 하나 남았어요”⋯'학종 핵심' 비교과 빠지자 봉사활동 ‘뚝’
3. 신문 읽기 및 생각열기
<읽기자료 1>
인문학의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내가 연세대학을 떠날 때는 ‘철학은 점점 더 필요해지는데, 철학과가 설 자리는 줄어드니까 어떻게 하지’라고 걱정했다. 4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에는 대학마다 ‘인문학이 성장해야 하는데 인문학의 위기가 찾아온다’라고 한다. 지금은 교육계 풍조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부터 의과대학을 지만한다. 사회가 보다 필요로 하는 공학과 지망까지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니까 문과 대학에 해당하는 인문학은 어떻게 되겠는가. 앞으로 과별 지망 없이 신입생을 선발했다가 2학년으로 진학하면서 전공 학과를 선택시킨다면 많은 대학이 인문학부를 유지하기 힘들 것 같다. 인공지능(AI)의 기능에 의존한다면 인문학까지 기계공학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인문학에서 창출해야 하는 인문학적 사유와 가치는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 같다.
의과대 쏠림 현상의 심화
세계정신과 사상사의 흐름을 보면 인간 생활을 이끄는 정신적 가치와 기능은 인문학에서 출발했다. 인문학의 뿌리에서 이성적 사고와 윤리적 가치를 얻어 자란 것이 사회과학이 되었다. 근대 이후에는 과학적 사유가 주류를 이루면서 오늘의 메커니즘 사회까지 열매 맺게 되었다. 그 정신사적 나무가 크게 자라니까 뿌리가 되는 인문학은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 가치가 없는 듯이 착각하는 현상이 생겨났다. 뿌리를 통해 나무가 자라고 열매 맺을 수 있는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면 나무는 생명력을 상실하게 되고 폭풍을 맞게 되면 뿌리째 쓰러질 수 있다. 그런 인문학을 소홀히 하거나 배제한다면 학문계는 물론 사상계 자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이성적 사고와 양심적 가치를 배제한 사회에서 볼 수 있는 현실이다.
공산국가의 인문학 거부
지금 세계는 중동지역에 대해 그 후진성과 역사적 퇴락상을 걱정한다. 그 큰 원인은 종교적 가치와 세계관 때문에 인문학을 수용하지 못했고 인문학적 사유의 유산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이성의 자유로운 창조성과 사회적 생활 가치인 양심의 자유까지 억제해 왔다. 이스라엘의 구약 정신과 이슬람의 코란 적 인생 교리주의에 빠져 이성과 양심적 비판과 평가를 거부하였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부재가 근대화의 역사적 과정을 포기한 결과다. 우리가 공산주의 국가를 반대하는 것은, 공산국가는 그들이 신봉하는 이데올로기 때문에 인간적 자유와 이성적 사유를 배제하기 때문이다. 그런 유물사관을 유일한 정신적 가치로 주장하는 동안 공산국가는 인문학을 거부할 뿐 아니라 배격하는 반휴머니즘적 잘못을 범하게 된다. 소련 국제공산주의 국가가 붕괴하였고 지금의 러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한 공산국가에는 사상적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다. 인문학적 자유 사상과 이성과 양심적 가치를 부정한 결과다.
이런 역사적 현실을 국내, 국제적으로 관찰한다면 인문학을 배제하거나 거부하는 국가와 사회는 스스로 정신적 빈곤과 종말을 자초하게 된다. 히틀러의 독재 기간의 독일도 그랬다. 공산 소련을 종식시킨 고르바초프는 공산국가의 유일한 인문학 정신을 가졌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인문학적 정신은 무엇을 지향하는가. 이성과 자유에 따라 인간성의 완성을 추구한다. 이성적 사유에 입각한 진리와 진실, 자유로운 정신의 창조에 따르는 사회 가치의 창출이다. 휴머니즘의 완성이다. 인간다운 삶의 창조 정신이다.
대학생활 초창기 인문학 교육 중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철학 과목을 강요하거나 문학과 역사적 연구를 대학의 필수과목으로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전통적인 교육과정과 대학 교양과목으로 되돌려 인문학적 사유와 열매를 보편화시키자는 주장이다. 중고등 학교 과정의 대부분이 인문학적인 것이다. 정상적인 대학에서는 대학 생활 초창기의 많은 부분이 독서를 동반한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기초교육이다. 고등학교까지는 국민다운 교양 교육이 필요했고 대학 초창기에는 지도자의 자질을 위한 인문학적 소양을 존중해야 한다. 그런 교육적 노력을 충실히 감당한다면 인문학의 빈곤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그 교정(敎程)의 중심 내용은 무엇인가. 정신적 고전에 대한 학습과 독해였다. 정신적 고전은 무엇을 알려 주는가. 인간은 누구나 이런 사상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보편적 가치에 해당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학다운 대학은 적어도 대학 1·2학년 과정까지는 인문학적 사유와 가치를 위한 기초교육을 이끌어 준다.
그런 과정을 밟은 대학생이 역사학과 더불어 역사철학을 갖추게 되고, 법학을 전공하는 동안에 법철학의 정신을 찾아 지도력을 얻는다. 경제학이나 정치학을 공부하더라도 그 원천적 가치와 민주적 방법을 보다 높여가게 된다. 그런 인문학과 철학적 사유와 가치를 터득한 사람은 대학 생활을 마치고 직장과 사회생활을 통해서도 그 휴머니즘적 의미와 가치를 구현시키는 지도력을 유지한다.
그런 인문학의 정신을 염두에 두고 철학, 역사, 문학 등의 학문을 전공하는 대학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인문학은 인간 정신의 출발이면서 결과를 창조할 수 있는 학문 중의 학문으로 역할 할 수 있다.
[중앙일보/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2024.11.07.]
<읽기자료2>
"저 하나 남았어요”⋯'학종 핵심' 비교과 빠지자 봉사활동 ‘뚝’
“처음엔 친구랑 같이 시작했는데, 이제 저 하나 남았어요.”
정읍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인 양윤영(15) 학생은 지난 겨울방학 동안 200시간 넘게 봉사활동을 했다.
토요일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과 놀아 주거나 머리를 손질하는 등 봉사를 해 왔다. 지금도 센터 사람들과 즐겁게 봉사하고 있지만 또래 봉사자는 없다. 친구들을 데려와 본 적도 있지만 끝까지 남은 건 양 학생뿐이었다.
양 학생은 “어릴 때 봉사하며 느낀 성취감과 뿌듯함 덕분에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며 "다른 친구들도 이 기분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 학생의 바람과는 다르게 전북 청소년 봉사율은 반토막 났다.
20일 행정안전부 1365자원봉사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한 10대 청소년 비율은 28%였다. 2020년(48%)과 비교하면 20%p 감소했다. 2021년 33%, 2022년 29%, 2023년 27% 등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1%p 소폭 오른 것은 비대면 봉사활동 등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청소년 봉사활동이 해마다 줄어드는 데는 교육부가 2019년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개인 봉사활동 실적 등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핵심인 비교과 활동 폐지 내용을 포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학입시 제도(대입)의 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비교과 영역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봉사활동의 동기도 함께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2019년부터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외부 수상경력, 교외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을 차례대로 축소해 왔다. 이 가운데서도 교외 봉사활동은 학생 간 격차를 유발하고 진위 확인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2024년부터 대입 전형에 반영되지 않도록 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봉사율 감소가 가속화된 것이다.
지난해 겨울에 580시간 넘게 봉사활동을 해 '으뜸 자원 봉사자'로 선정된 이민규(17) 학생은 "봉사는 의무 교육이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 학생은 봉사활동이 대입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KBS 사회공헌프로그램 <동행>을 보고 감동 받아 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어린이집, 도서관, 영화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하면서 진로를 찾을 수 있었다. 친구들도 봉사 기회를 더 많이 접할 수 있다면 분명 도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교내에도 봉사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외부 활동만큼 다양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도 청소년기의 봉사 경험이 성인이 된 후에도 자원봉사를 지속하게 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어 교육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정석 전북특별자치도자원봉사센터장은 "청소년 시기의 봉사 경험은 성인이 된 후에도 봉사를 지속하는 원동력이 된다. 최근 추이를 보면 청소년 봉사율은 줄었지만 봉사를 의무로 경험했던 청년·중년 세대의 봉사율은 오히려 늘었다. 이는 봉사 경험의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센터는 찾아가는 자원봉사 박람회 ‘찾아박’, 디지털 탄소 저감 활동 ‘그린웨일’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청소년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미래 사회 구성원인 청소년이 자연스럽게 봉사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 정책 또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일보/문채연 기자/2025.06.20.]
4. 더 읽어볼 자료
인문학이란?
인문학은 인간과 인간 삶의 본질, 가치, 문화, 사상 등을 중심으로 탐구하는 학문으로, 자연현상을 다루는 자연과학과는 대조되는 개념이다. 미국 국회법에서는 인문학을 언어, 문학, 역사, 법률, 철학, 고고학, 예술 이론과 실천 등 인간을 주제로 한 학문으로 정의하고 있다. 인문학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당시에는 철학, 수사학, 음악, 기하학 등이 중심을 이루었다. 중세에는 주요 교육 과목으로 자리 잡았고,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역사와 문학 등으로 연구 영역이 확장되었다.
대표적인 인문학 분야로는 역사학, 철학, 종교학, 신학, 문학, 언어학 등이 있다. 역사학은 과거 인간의 삶과 사건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학문으로, '역사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로도토스에서 시작되었다. 철학은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소크라테스 이후 인간 중심의 사유를 기반으로 발전하였다. 종교학은 다양한 종교 전통과 현상을 객관적으로 탐구하며, 비교종교학, 종교철학, 종교사회학 등 여러 분야를 포함한다. 기독교신학과 가톨릭신학은 각각의 종교 전통 안에서 신에 대한 이해와 신앙의 실천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며, 성경 연구, 교회사, 문화신학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된다.
문학은 작품의 구조와 표현 방식, 그리고 그것이 담긴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오늘날에는 영화나 게임의 서사까지 포함해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언어학은 언어의 구조, 변화, 의미, 소리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국어학, 영어학, 프랑스어학 등 다양한 언어별 학문으로도 세분화된다. 이러한 인문학은 단순한 지식 축적을 넘어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과 비판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네이버 학문명백과 요약]
5. 생각 정리하기
기본 활동 1) <읽기 자료1>을 읽고 다음 질문에 답하시오.
1. 왜 지금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을까?
어떤 사회적 흐름과 교육 제도가 그 원인이 되었는지 설명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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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쓴이는 인문학을 ‘뿌리’에 비유했습니다. 이 비유가 뜻하는 바는 무엇이며, 여러분은 동의하나요?
인문학이 뿌리라면, 현대 사회는 어떤 나무가 되었는지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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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과대학 쏠림 현상과 인문학의 위기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여러분이 고등학생으로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느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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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AI가 인문학의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I가 인간의 사고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나요, 보완할 수 있다고 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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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중동, 공산국가 등의 사례에서 ‘인문학이 부재한 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으로 나타났나요?
인문학이 부재한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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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활동2) 위에서 질문을 만들고 답변한 활동을 바탕으로 <읽기 자료2>에 대한 질문지를 만들고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자.
| 질문 1. 기사는 어떤 문제 상황을 중심으로 쓰였나요? |
| 답변: |
| 질문 2.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변화가 청소년 봉사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
| 답변: |
| 질문 3. |
/ 동암고등학교 정인곤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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