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분양률…준공 6년 차에도 텅텅 빈 산업단지
입지·교통·인구 여건 삼중고…기업 유치 동력 부족
수동적 분양 아닌 기업 끌어들일 유연한 대응책 절실
남원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사매면에 조성한 일반산업단지가 당초 기대와는 다른 성적표를 받고 있다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실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고용 창출과 경제 파급 효과는 미미하고, 낮은 분양률은 산단의 존재 이유마저 흔들고 있다.
그러나 완전히 사장된 것은 아니다. 최근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각종 지원책은 도약의 실마리로 꼽힌다.
이에 전북일보는 남원일반산업단지의 현주소와 대안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남원시 사매면에 조성된 ‘남원일반산업단지’가 준공 6년 차에도 활기를 찾지 못한 채 침체에 빠져 있다.
당초 남원시는 연간 1조 원의 매출과 3500명의 고용 창출을 내걸었지만, 현재 공장이 가동 중인 곳은 5곳에 불과하다.
17일 남원시에 따르면, 시는 총 1039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2020년 사매면 월평리에 총 77만 8919㎡ 규모로 산단을 조성했다.
이 가운데 산업시설용지는 58만 8819㎡로, 식음료·금속·전자·전기·자동차부품 등 제조업과 물류 시설을 유치 업종으로 정했다.
그러나 준공 6년 차, 기업이 입주해 가동 중인 곳은 현재 5곳뿐이다. 산단에는 47필지가 산업시설용지로 조성돼 있다.
최근 산단에 투자 의향을 밝힌 기업 6곳이 전부 입주한다고 가정해도 분양 실적은 절반을 넘기지 못한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필지 기준 분양 실적은 42.5%(47필지 중 20필지) 수준이다.
문제는 단순한 경기 침체 탓이 아니다. 남원은 주요 경제권역에서 다소 소외된 지리적 여건으로 물류비 부담이 크다.
교통 접근성 역시 인근 도시와 비교해 열악하다는 지적이 많고, 적은 인구와 낙후된 정주 여건으로 인한 인력 확보의 불확실함도 기업 유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남원이 고향인 제조업체 대표 A씨는 “지금 조건으로는 기업이 들어올 이유가 없다. 손 놓고 있다가는 10년, 20년이 지나도 입주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남원시가 처한 현실은 산단 활성화 지연을 넘어 구조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지역 내 인구 감소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의 거점 역할을 해야 할 산업단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결국 지역 경제 침체와 인구 불균형 문제는 더 심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수동적인 분양 방식이 아니다. 기업을 당장 끌어들일 수 있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대응책이 절실하다.
기업을 유치하지 못한다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산업단지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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