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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넘어 지역으로⋯공유공간서 만나는 부조리극 ‘벽’

극단 마삐따의 부조리극 ‘벽’ 서울 초연 넘어 순창 공유공간 이음줄서 
지원사업 없이 기획, 극장이 아닌 공간서도 가능한 연극의 자립성 구축

2026 벽 포스터/사진=극단 마삐따

연극 불모지 지역인 순창에서 지원 및 극장 없이 연극이 가능한 공연을 선보인다.

극단 마삐따의 부조리극 ’벽‘이 오는 24일과 25일 오후 5시 30분, 순창 공유공간 이음줄에서 관객과 만난다.

작품은 지난해 6월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어떠한 공적 지원도 없이 극단 스스로 기획한 자립 공연이다. 서울 중심의 공연 환경과 제도에 질문을 던지며 출발한 이 작품은, 이번 순창 공연을 통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극장이 아닌 공간에서도 연극이 성립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서울 공연 벽 이미지/사진=극단 마삐따

작품이 순창에서 무대에 오르게 된 배경에는 공연 공간인 ‘공유공간 이음줄’의 존재가 있다. 이음줄은 순창의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힘을 모아 만든 독립 공간으로, 기관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고 운영되며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연극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 활동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역 기반 공간이라는 점에서, 극단 마삐따가 추구하는 자립 공연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극단 마삐따는 몇 년간 이음줄과 인연을 이어오며 교류를 이어왔고, 이번 공연을 통해 공간을 이용하는 회원들에게는 새로운 공연 예술 경험을, 처음 방문하는 관객들에게는 순창이 지닌 따뜻한 공유공간의 매력을 소개할 계획이다.

서울 공연 벽 이미지/사진=극단 마삐따

‘벽’은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부조리극 형식을 취한다. 명확한 인과 없이 이어지는 장면과 파편적인 대사 속에서, 작품은 ‘벽’이라는 상징을 통해 개인과 개인 사이, 우리와 타인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경계와 장애물을 질문한다. 리아와 장벽이라는 두 인물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벽에 맞서며, 좌절과 분노, 희망이 교차하는 과정을 몸의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이번 지역 공연에서는 새로운 인물 ‘MC누’의 등장과 자막 활용 등 초연과는 다른 형식적 실험도 더해진다. 관객의 이해를 돕는 동시에 부조리극 특유의 낯설음을 완화하는 장치로, 작품은 어렵지만 친절한 연극을 지향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남기헌 연출가는 “‘부족해도 괜찮고, 모자라도 괜찮으니까 그냥해보자’라는 이 생각을 실천하는 일은 생각보다 혹독했다”며 “여러 현실을 부수고 넘어가며 ‘벽’을 만들어 왔다. 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몸을 던져 공연을 만든다. 이 공연이 누군가에게는 자극이, 위로가, 감동이 되길 바란다. 저의 몸통박치기가, 배우들의 몸통박치기가 이음줄을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울림이 돼 닿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만 10세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한 이번 공연은 전석 유료로 진행되며, 티켓 가격은 전석 3만 원이다. 티켓 예매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공연 예매 등 자세한 사항은 전화(010-3321-3792)로 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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