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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네거티브 선거와 피해 회복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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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漸入佳境). ‘갈수록 점점 재미 있어진다’는 긍정적 의미와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짓이나 몰골이 더욱 꼴불견’이라는 부정적 비유를 함께 담고 있는 말이다. 긍정적 의미의 표현은 드라마나 영화, 소설, 스포츠 경기 등에서 주로 등장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감이나 긴장감이 고조될 때 사용된다. 반대로 부정적 비유는 정치나 사회 이슈에 등장한다. 선거나 사회 스캔들의 논란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치달을 때 풍자적으로 쓰인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등장한 ‘내란 방조’, ‘내란 동조’ 논란은 막장 선거의 점입가경이다. 오죽했으면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5일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내란 프레임’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성명까지 냈을까 싶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전북 도민은 편가르기가 아닌 책임 있는 정책 경쟁을 원한다. 정책과 실력, 비전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공정한 경선 관리 책임을 다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선거는 ‘축제와 전쟁’의 극단으로 표현된다. 중앙선관위는 선거를 시민이 즐겁게 참여하는 놀이·문화·이벤트처럼 만들면 민주주의가 건강해지는 축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선거는 축제다”는 공식 슬로건을 사용한다. 이에 반해 언론은 선거를 전략·전술이 총동원되는 전투에 비유해 “선거는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선거 보도에서 ‘격전지’, ‘총력전', ‘혈투’ 같은 단어를 사용해 비판받는다. 선거가 축제가 아닌 전쟁이 되면 분열과 갈등이라는 깊은 상처를 남긴다.

주민들의 이익을 대표할 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국가 간 싸움을 의미하는 전쟁으로 변하면 그 과정에서 유권자의 존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유권자는 선거에 나선 후보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하는데 정작 후보는 자기의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나쁜 이야기를 먼저 한다. 상대방은 너무 잘 알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잘 모르는 정치인이다.

“네거티브와 마타도어(흑색선전)는 비겁하고 야비한 구태정치입니다. 남이 잘못 돼 반사적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제가 더 잘해 시민의 인정을 받겠습니다. 경쟁자의 약점을 들추기 보다 보듬어 안아 함께 화합하는 통 큰 선거를 하겠습니다. 오직 정책과 비전, 실천적 고민으로 선거를 채우겠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한 김상욱 국회의원(울산 남구갑)은 지난달 울산시장 선거 출마선언에서 ‘네거티브 선거’ 대신 ‘포지티브 선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의원은 “내용은 없고 조직만 만들어 선거에 나서는 구태정치 대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선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분열과 혐오의 언어로 치러지는 네거티브 선거는 승패를 떠나 갈라진 민심을 치유하는데 필요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청구한다. “경쟁자의 약점을 들추기보다 울산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김 의원 같은 정치인이 더 많이 등장해 대한민국의 선거문화가 혁신됐으면 좋겠다.

강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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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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