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크게 오르는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바로 ‘식중독’이다. 최근 4년간 도내 식중독 환자 2,100여 명 중 상당수가 봄철인 3~5월에 집중됐다는 통계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봄철은 일교차가 커 음식물 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운 데다, 개학을 맞은 학교나 어린이집 등에서 단체 생활이 본격화되면서 감염 확산의 최적의 조건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근래 전주와 익산의 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증상은 단순한 계절성 질환을 넘어, 우리의 일상적 위생 관리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에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된 노로바이러스는 흔히 겨울철 질환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전염성이 워낙 강해 봄철까지 기세를 떨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퍼프린젠스균은 이른바 ‘대량 조리 식중독’의 주범으로 불린다.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이 균은 국이나 고기 요리를 큰 솥에 조리한 뒤 상온에 방치할 경우 급격히 증식한다. “잠깐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수십 명의 건강을 위협하는 독으로 변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충분히 예측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기본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식중독 예방은 ‘기본의 실천’에 달려 있다. 모든 음식은 충분히 가열해 조리하고, 대량 조리된 음식을 보관할 때는 작은 용기에 나누어 담아 5℃ 이하의 냉장 상태를 유지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또한, 식사 전후와 조리 전후의 철저한 손 씻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집단급식소와 다중이용시설의 관리자들은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급식 종사자 중 설사나 복통 등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조리 업무에서 배제하는 결단이 필요하며, 식재료 운반부터 배식까지 전 과정의 온도 관리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전북도가 유관기관과 함께 점검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당국의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조리 현장에서부터 일반 가정에 이르기까지 위생 수칙 준수가 체질화되어야 한다. 식중독은 예방이 최선이며, 그 예방은 ‘나부터’ 시작하는 작은 실천에서 완성된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학교생활과 도민의 안전한 봄나들이를 위해, 다시 한번 위생 상태를 옷깃 여미듯 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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