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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6주년 특집] “디지털 수업은 남의 이야기였다”…전북교육, AI 기반 미래교실로 바뀌다

전북교육청의 에듀테크 수업 시연 모습

 

불과 4년 전만 해도 전북의 교실에서 디지털 수업은 일부 학교의 이야기였다. 스마트기기가 부족해 교사가 디지털 수업을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았고, 학생마다 기기 사용 환경도 달라 디지털 교육 격차 역시 컸다. 하지만 최근 학교 현장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학생들은 각자의 스마트기기로 수업 자료를 확인하고, 교사는 AI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 수준에 맞춘 학습을 지원한다. 디지털 기기는 더 이상 특별한 장비가 아니라 일상적인 수업 도구로 자리 잡았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추진해 온 AI·디지털 기반 미래교육 정책이 교실 풍경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 최하위 수준에서 시작된 디지털 전환

전북교육의 디지털 전환은 사실상 ‘전국 최하위 수준’에서 출발했다. 2022년 12월 기준 전북 학생 스마트기기 보급률은 21.4%에 불과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16.8%)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상당수 시·도가 이미 학생 스마트기기 보급을 사실상 완료한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컸다. 당시 학교 현장에서는 디지털 수업 자체가 쉽지 않았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실마다 기기를 돌려 사용하거나, 학생 개인 휴대전화에 의존하는 사례도 있었다. AI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이 예고된 상황에서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전북교육청은 이를 단순한 기기 부족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 체계 전반의 과제로 판단했다. 이후 ‘학생 1인 1 스마트기기 보급’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 정책에 착수했다.

전북교육청의 AI,디지털 수업 연수 자료 사진

△학생마다 태블릿 하나씩…교실 풍경이 달라졌다

변화는 2023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북교육청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든 학생에게 스마트기기를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특정 학교나 일부 학년 중심 지원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동일한 디지털 학습 환경에서 수업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급 속도도 빨랐다. 2023년 한 해 동안 스마트기기 보급률은 21.4%에서 57.6%로 급상승했고, 2024년에는 초4~고3 전체 학생 보급이 완료됐다. 전북 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학생들이 교실에서 각자의 스마트기기를 활용하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교실 풍경도 크게 달라졌다.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수업 자료를 공유받고, 디지털 필기와 온라인 토론에 참여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 결과를 즉시 확인하며 수업 속도와 난이도를 조정한다. 과거 교사 중심 전달식 수업에서 학생 참여형·토론형 수업으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특히 발표와 협업 중심 프로젝트 수업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 역시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교육청은 단순 보급에 그치지 않고 관리 체계도 함께 정비했다.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가장 먼저 스마트기기 관리 지침을 마련했고, 지역별 서비스센터 운영과 교원 변상 책임 면제 기준도 도입했다. 학교 현장에서 가장 우려했던 기기 파손과 관리 부담을 제도적으로 줄이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제는 매일 쓰는 수업 도구”…디지털 수업 일상화

이제 스마트기기는 일부 시범학교의 특별한 장비가 아니라 교실의 일상적인 수업 도구가 됐다. 2025년 실시된 실태조사에서는 스마트기기를 실제 수업에 활용하는 학급 비율이 88%로 집계됐다. 스마트기기 활용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42점, 교육용 소프트웨어 활용 만족도는 3.91점을 기록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디지털 수업 지원체계도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디지털 튜터’ 제도다. 디지털 튜터는 교사의 수업 설계와 기기 활용을 지원하는 인력으로, AI에듀테크 기반 수업 운영을 돕고 학생들의 기기 사용도 지원한다. 전북교육청은 디지털 튜터 지원 학교를 지난해 225개교에서 올해 250개교로 확대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예전에는 기기 연결 문제나 프로그램 오류 때문에 수업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디지털 튜터 지원 이후 수업 운영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교사들이 디지털 수업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 대상 디지털 시민교육도 강화되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생성형 AI 윤리 교육자료와 디지털 예절 웹툰 등을 제작해 학생들이 올바른 디지털 활용 습관과 윤리의식을 함께 익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 이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딥페이크와 가짜뉴스,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을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교육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북교육청 에듀테크수업 자료사진

△AI가 수업을 돕는다…AIEP·전북GPT 도입

최근에는 단순한 스마트기기 활용을 넘어 AI 기반 학습 지원체계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인공지능 맞춤형 교수학습 플랫폼(AIEP)’ 구축이다. AIEP는 학생별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고, 교사의 수업 관리와 행정 업무를 돕는 통합 플랫폼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미 시범 운영이 진행 중이다. 교사들은 AI 기반 학급 대시보드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 참여도와 이해 수준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학생별 학습 패턴 분석을 바탕으로 보충 설명이나 개별 과제를 제공하는 방식도 가능해졌다. 생성형 AI 서비스 ‘전북GPT’도 도입됐다. 전북GPT는 교사의 수업 자료 제작과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수업안 작성과 자료 요약, 이미지 생성 등을 지원한다. 교사들의 반복 업무 부담을 줄이고 수업 준비 시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전북교육청은 AI 교육 방향 역시 단순 기술 활용에서 윤리와 판단 역량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AI 활용 능력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와 디지털 윤리교육을 함께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유정기 교육감 권한대행 “기기 보급 넘어 학생 성장 지원으로”

유정기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감 권한대행은 최근 AIEP 시범 운영 현장을 찾아 전북 디지털 교육의 방향을 직접 설명했다.

유정기 권한대행은 “이제는 모든 학생이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자신의 수준에 맞는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AI와 디지털 기술이 단순한 기기 활용을 넘어 학생 성장과 교사의 수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최하위 수준에서 출발했던 전북교육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교실 풍경 자체를 바꾸고 있다.

스마트기기 보급에서 시작된 변화는 AI 기반 맞춤형 학습과 디지털 시민교육, 교사 지원체계 확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교육의 핵심이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학생 성장과 수업 혁신에 있다는 점에서, 전북교육의 변화가 앞으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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