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6-03 21:56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타향에서

[타향에서] 전북인 기질론-좀 덜 아고똥하자

Second alt text
김기만 정론실천연대 대표·전 청와대 춘추관장

전북은 인구 대비 무기명 투서, 고소, 고발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한 고위 검찰 관계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관용이 부족해졌고, 비타협적인 선비기질이 따지기 좋아하는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인구 172만 명에 일간신문이 10개 이상 난립한 것도 이 같은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 인구가 330만, 240만 명인 부산, 대구보다 신문이 훨씬 많지만, 적자 매체가 대부분이고 기자 급여도 불안정한 현실은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전북 최대 병환은 분열과 아집이다. 전주, 완주 통합이 무산되었고,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놓고 정읍과 고창이 서로 다른 날짜를 고수하며 행사도 따로 한다. 새만금 개발사업에서는 내부 반대 소리가 가장 격렬했고, 2004년 부안 방사선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는 긴 싸움 끝에 주민투표로 부결되며 전북은 둘로 갈라지는 상처를 안았다. 결국 방폐장은 경주로 갔고, 경주는 그 덕에 상당한 발전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전북, 전주가 서울을 물리쳤으나 “경제성 없는 올림픽은 전북경제를 망친다”는 ‘올림픽 저주론’이 전북 내부에서 가장 크게 터져나왔다. 최근 ‘전라도 천년사’ 편찬을 두고도 역사왜곡 논란이 커지며 상호 비방과 모욕 수준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0여 년 전 창간됐던 잡지 <전북인>은 창간호에서 ‘아고똥한 기질을 말하다’라는 창간사를 통해 전북인의 특질을 ‘열세인 처지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굽히지 않은 모습, 바로 아고똥한 기질’이라고 정의했다. 132년 전에 봉건제도와 외세에 맞서는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킨 의지를 보면 이건 분명히 발목잡기나 따지기가 아니라 박수 받아 마땅한 ‘아고똥한 기질’이다. 그러나 그런 기질이 계속되다 보니 콩깍지로 콩을 볶아 콩도 콩깍지도 다 잃는 일이 빈번해졌다. 지역국민총생산(GRDP)에서 강원, 충북에도 뒤지는 전북에게는 이제 전봉준 기질의 재무장도 필요하지만, 경제보국 정신의 원용도 절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전북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 새만금 국제공항과 돔 구장, 그리고 민생살리기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공항은 새만금사업과 올림픽 유치의 필수, 전제조건이며 기업은 ‘공항 없는 산업단지’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2025년 9월 1일 1 심 판결에서 새만금기본계획이 취소돼 제동이 걸렸지만,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중시하는 재심 판결을 기대하며 사업이 재개될 때 빈 틈 없도록 행정절차를  이어나가야 한다. 현대차의 9조 원 투자로 시작될 AI, 로봇, 수소, 모빌리티 산업은 새만금을 대한민국 산업대전환의 심장으로 만들며 전북에 물실호기의 기회를 줄 전망이다. 속도가 중요하다. 행정이 늦으면 투자는 떠나고 기회는 사라진다. 이번에 놓치면 다음 기회는 없다고 봐야 한다. 내부 갈등, 시군 경쟁, 정치적 분열, 책임 회피, 발목 잡기가 사라져야 한다. 6·3 지방선거로 새로운 도 사령탑과 시군 책임자, 의회가 구성됐다. 원팀이 되어 단일대오로 전북 발전을 향해 뛰어야 한다. 콩을 가르고 참외를 쪼개듯 나뉘지 말고, 민생 살리기와 산업 유치를 결합한 지속가능 성장모델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전북의 미래는 상당 부분 새만금사업의 성패와 민생살리기에 달려있다. 하나 된 전북만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6.3 전과 전혀 다른 전북을 만들어보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