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매칭 부담으로 문체부 공모 자진 포기 1억 2000만 원 지원금 중 연주료 4000만 원 불과 축제 생존 민간몫…“국제무대 도약할 시스템 개편 시급”
국내외 최정상급 연주자들이 참여하며 10년째 명성을 쌓아온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가 전주시의 소극적인 예산행정에 부딪혀 도약의 기회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전주시가 예산 매칭 부담을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비지원 공모사업을 자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전주시가 정작 지역의 우수한 순수예술 자산을 육성하는 데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1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는 2017년 시작해 10년 가까이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클래식 축제다. 서울대·한예종 교수진과 음악전공자 25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국내외 최정상급 연주자들의 클래식 공연과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며, 매년 2000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의 소극적인 지원이 오히려 축제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는 지난해 하반기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 대표예술단체 지원사업’ 공모를 자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선정 시 연간 최대 2억 원씩, 5년간 총 10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축제의 국제적 외연을 확장하고 안정적인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로 꼽힌다. 하지만 시는 국비와 50%씩 매칭해야 하는 시비 매칭 비율에 난색을 표하며 공모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해당 공모는 사업비 규모가 크고 5년간 시비를 5대 5로 매칭해야 하는데 하반기 예산 확보의 불확실성이 컸다”며 “현실적인 예산 문제를 고려해 시비 매칭 비율이 낮은 공연예술유통지원사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예산 부담’을 핑계로 지자체가 오히려 외부재원 유치와 지역 문화자산의 성장 기회를 스스로 차단한 것이다. 특히 전주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자리를 잡아가는 창원국제실내악축제나 평택실내악축제와 비교할 때도 지자체의 지원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의 소극적 지원으로 인해 축제 운영의 재정적 부담은 민간이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시가 축제에 지원하는 예산은 1억 2000만 원이다. 이마저도 무대설치와 인쇄물 등 필수 부대비용을 제외하면 축제에 참가하는 연주자들에게 지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연주료는 4000만 원 남짓에 불과하다.
축제는 매년 높은 호응 속에 성황을 이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단체와 연주자들의 뼈를 깎는 희생과 사비 지출을 강요하는 구조적 모순이 자리하고 있다. 실내악을 비롯한 순수예술은 티켓 수익만으로는 자생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공공의 체계적인 육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시는 대중행사에는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기초 예술 생태계를 지탱하는 데는 인색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모순적이라는 평가다.
지역 문화계 한 인사는 "예산 핑계를 대며 국비 확보를 포기하는 것은 지자체의 직무유기나 다름없다”며 “1억 2000만 원짜리 보조금에 만족하며 행정적 책임만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전주에서 태동한 문화자산이 국제적인 무대로 확장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지원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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