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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박동화연극상 정경선 “연극은 내 삶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힘”

제29회 박동화연극상 대상 수상자 정경선 연출가 인터뷰
시상식 오는 22일 오전 11시 전주체련공원서 개최 예정

정경선 연출가

“연극은 제 삶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활력소예요. 지루했다면 지금까지 이렇게 오래 하지 못했을 겁니다.”

제29회 박동화연극상을 수상한 정경선(57·부안) 연출가는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담담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담긴 말로 답했다. 지역 연극의 뿌리를 일군 인물의 이름을 딴 상인 만큼, 그에게 이번 수상은 무엇보다 뜻깊게 다가왔다.

그는 “지역 연극의 뿌리 같은 분의 이름을 딴 상이라 어떤 상보다 의미가 크다”며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박동화 선생님의 작품 ‘싸우지 맙시다’를 뮤지컬로 만들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 작품으로 순회공연도 하며 정말 즐겁게 작업했던 시간들이 생각났다”고 덧붙였다.

연극과의 첫 만남은 대학 시절 우연히 본 공연 한 편에서 시작됐다. 그는 “예전에는 도내 대학 동아리들이 참여하는 대학연극제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본 한 대학의 공연이 너무 좋았다”며 “작품도 좋았고 무대에 선 대학생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어서 ‘나도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시작된 마음은 전주시립극단 입단으로 이어졌고, 어느덧 30여 년 가까운 시간을 무대 곁에서 보내게 됐다.

현재는 배우를 넘어 연출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는, 최근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로 ‘여성의 이야기’와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작품’을 꼽았다. 그는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성 서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며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그런 스타일의 작품을 꾸준히 시도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외부 무대에 작품을 선보이고 경험을 넓혀가는 일이 큰 보람이자 자부심이 됐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전북 연극계를 지켜본 그에게 지역 연극의 현재를 묻자, 가장 먼저 돌아온 답은 ‘인력의 단절’에 대한 우려였다. 그는 “예전에는 대학 동아리나 연극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꾸준히 유입됐는데, 지금은 그런 흐름이 많이 약해졌다”며 “배우가 부족하다 보니 이제 막 연극을 시작한 이들이 곧바로 무대에 서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이어 “공연 수는 많아졌지만 충분히 연습하고 연구할 시간은 부족하다. 이 공연, 저 공연을 쫓다 보면 어느 순간 제자리에서 바퀴 돌 듯 반복하는 느낌이 든다”며 “저 역시 그런 흐름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말미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사실 지난해까지 정말 쉼 없이 달려왔다. 1990년대 처음 시작한 뒤 단 한 번도 쉬지 않았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올해는 지원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여성, 특히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직접 만들어 가을쯤 무대에 올려보고 싶다”며 “지원이 없더라도 함께 해보자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연출가는 1990년 연극 활동을 시작한 이후 배우·기획·극작·연출을 넘나들며 전북 연극계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연극인이다. 2011년과 2014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등 해외공연에 참여해 전북 문화예술의 역량을 국내외에 알렸고, 35년 넘게 지역 연극 발전에 헌신하며 다수의 연기상과 연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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