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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참 낯선 풍경 하나가 전국적인 뉴스가 됐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달 29일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 시민 총궐기 대회에서 삭발식을 한 것이다. 울산시는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물적분할)에 따라 생기는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를 촉구했다. 울산 현대중공업 종업원 수는 호황기 때 협력업체 포함 6만7000여 명을 자랑했으나 현재는 구조조정으로 3만2000여 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그 여파로 2015년 120만 명에 가깝던 울산 인구는 현재 115만2000여 명으로 줄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현대중공업이 곧 울산이라며 배수진을 친 것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과연 누구던가. 1980년대 부산울산 지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인권노동 변호사 3인방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집권여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얼마든지 청와대나 관련 부처와 협의할 수 있었음에도 상당한 부담을 떠안으면서 이렇게까지 강수를 둔 것은 정치적 제스처 이기는 하지만 어쨋든 지역민의 고충을 덜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한달여 전에 송철호 시장은 전국 종합 건설사 260곳에 매우 이례적인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울산에서 공사를 하고 있거나 예정된 공사에 지역 근로자와 지역에서 만든 자재장비를 쓰고 하도급 공사에도 지역 기업을 많이 참여시켜 달라는 호소문이었다. 보여주기식 삭발 쇼 한번 하고 건설업체들에게 호소문 좀 보낸게 무슨 대수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울산은 소득수준이 전북의 두배가 넘는 곳이다. 2017년 기준 전북 도민의 연간 GNI(지역내 총소득)이 2455만원이나 울산은 5033만원이나 된다. 원래 가난한 집은 더 어려워져도 큰 불편이 없는데 잘사는 집은 어려워졌을때 더 고통스럽다는 얘기다. 문득 IMF때 서점가를 강타했던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란 책이 떠오른다. 전세계적으로 4000만 부 가까이 팔린 밀리언셀러다. 교육은 많이 받았지만 가난했던 친아버지와 정규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부자가 된 친구 아버지의 대조적인 사고방식을 자세하게 풀어낸 도서다. 유교적 전통이 강한 우리사회에서는 경제에 대해 묘한 잣대가 있다. 속으로는 부자가 되고 싶지만, 겉으로는 돈을 경멸하는 이중적 태도 말이다. 지역 정치인이나 행정 책임자들이 가난한 아빠를 지향한다면 우리에겐 영원히 반 지하방에서 사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영화 기생충의 송강호네 처럼 말이다. 이젠 부자 전북이 될지, 가난한 전북이 될지 결단하고 행동해야 할 시점이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겸 논설위원
지난 13대 대통령 선거 이후 치러진 각종 선거가 지역주의로 점철됐다. 인물이나 정책 공약대결은 오간데 없고 오직 누구 편이고 어느쪽으로 줄 섰느냐에 따라 당락이 갈렸다.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되면서도 어김없이 황색깃발만 달면 당선은 떼논 당상이었다. 1995년 실시된 자치단체장 선거도 판박이였다. 경쟁의 정치는 실종됐고 지역에 기반을 둔 특정정당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지는 선거구도라서 공천받는데만 혈안이었다. 사실상 선거는 요식행위였다. 공천권자 한테 환심사기에 급급했다. 선거때마다 유권자들은 현역을 바꾸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지역정서에 함몰된 탓에 설령 이같은 의지가 있더라도 실제로는 불가능했다. 지난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은 매너리즘에 빠진 지역정치권에 새피를 대거 수혈한다는 공천 방침에 따라 도내에서 도의원 2명을 포함 9명을 당선시켰다. 하지만 정치가 의욕만 갖고 되는가. 그 당시 정치경험이 일천한 초자들이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아 쉽게 당선 되었지만 경험부족과 인맥구축이 제대로 안돼 의정활동을 제대로 못했다. 특히 전주 출신 초선 3명이 패기차게 의정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아니다로 끝났다. 도민들은 존재감 없이 KTX나 타고 전주에서 여의도나 오가는 이들을 낙선시켜야 한다고 여론을 키워 나갔다. 19대 11명의 의원 중 민주통합당으로 배지를 달고 나간 9명의 의원들이 낙제점 이하의 의정활동을 해 지역분위기가 급속도로 물갈이로 바뀌었다. 그 당시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안철수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이 적극적으로 정치개혁을 표방하고 나서면서 녹색돌풍을 일으켜 20대 총선 때 전북에서 10석 중 7석을 싹쓸이했다. 진보적인 색채가 강하고 정치개혁을 자임하고 나섰기 때문에 도민들은 민주통합당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국민의당한테 몰표를 안겼다. 그 당시 여권 대통령 후보를 지냈던 정동영후보가 냉온탕을 오가며 낙선해 기진맥진해 있던 때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에서 민주평화당으로 당명을 바꿔 당대표를 맡고 있는 정의원의 지금 정치적 위상과 역할은 어떠한가. 당지지도가 너무 낮아 존재감이 없다. 바른미래당 다음으로 제4당에 있지만 민주당과 자유한국당과의 긴장관계에 있는 현 대치정국에서 캐스팅보트 역할도 못하고 있다. 도내서는 안방을 차지해 송하진 도정을 거침없이 비판하지만 민평당이 여당인지 야당인지 그 정체성을 의심할 정도로 선명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평당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군산공장 폐쇄로 전북경제가 절단났는데도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강력하게 투쟁하지 않아 실질적인 지원책을 얻어내지 못했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 보류가 잘못됐다고 밀어부쳐도 정부 여당은 꿈쩍도 안한다. 민평당은 전주 상산고 재지정 문제나 지역 핫이슈인 대한방직 부지 활용문제에 가타부타 말이 없다. 출마때 당선만 시켜주면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 줄 것처럼 자신만만했던 그들, 지금 뭘하는가. /백성일 부사장 주필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랫동안 지켜온 프로그램이 있다. 지금은 이름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전주영화제 간판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디지털 삼인삼색이다. 돌이켜보면 20년 전, 디지털이 21세기 영화의 혁명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예견되었던 시절이라 하더라도 첫 걸음을 내딛는 영화제가 디지털을 중심에 세운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디지털 삼인삼색은 기대 이상으로 영화제의 성장을 도왔다. 독립과 대안은 디지털을 만나 가치와 의미를 더했으며 영화제의 정체성은 더 견고해졌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디지털 삼인삼색은 갓 태어난 전주영화제의 존재를 해외에 알린 보석 과도 같았다. 해마다 디지털 삼신삼색에 초청된 국내외 감독들은 실험적 작업의 새로운 영화로 관객들을 만났다. 그들 사이에 봉준호 감독도 있었다. 2004년 전주영화제는 홍콩의 유릭와이, 일본의 이시이 소고와 함께 그를 초대했다. 자신만의 방법과 색깔로 디지털의 미학을 보여줄 감독들이었다. 작품성과 예술성을 돋보인 그해 삼인삼색 작품은 화면에서부터 밀려오는 감독들의 독립적 개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제23회 벤쿠버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되었으며 일본 제작사이자 배급사인 업링크는 작품 판권을 사들였다. 규모는 작았지만 판권수출은 영화제의 국제적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뿐만 아니라 작품성으로 차별화된 전주영화제의 가능성을 여는 시작이었다. 사실 전주영화제와 봉감독은 인연이 깊다. 그의 첫 장편영화 <플란다스의 개>(2000)가 상영됐고 디지털 삼인삼색(2004년)과,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2008)으로 전주영화제를 찾았다. 2005년의 폐막작은 그가 각색을 맡았던 <남극일기>였다. 봉준호 감독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 소식을 접하며 그때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잘 만들겠다는 욕망보다는 못 찍으면 어떻게 하나란 불안감을 배터리 삼아 영화를 만든다. 상업성이나 작품성은 감독이 의도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지극히 결과론적인 것이다. 창작자로서 무엇을 계산하기 보다는 직관적이며 즉흥적으로, 사소하더라도 꼭 찍고 싶은 장면이 있으면 그것을 향해 돌진하는 편이다. 그를 스타 감독으로 이끈 <살인의 추억>부터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 그리고 칸의 황금종려상을 끌어낸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영화가 지닌 미덕은 빛난다. 계산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실현해내려는 순정한 정신이 가져온 결실일터다. 그의 수상이 더 반갑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유명한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한국특산종이다. 덕유산 정상과 지리산 반야봉과 세석평전 천왕봉 일대, 그리고 한라산 정상 등 고산지대에서만 자생하는 세계적인 희귀 수목이다. 2만 년 전 빙하기가 끝나면서 대부분 도태됐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살아남은 화석나무로 생태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 미국의 식물 채집가 어니스트 윌슨이 1917년 7월 한라산에서 구상나무 종자를 채집해 가면서 구상나무의 존재가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때 채집한 종자가 미국 보스턴에 있는 수목원에서 성목이 되어 자리잡고 있다. 이를 개량해서 전 세계로 역수출했고 오늘날 크리스마스트리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세계 유일의 우리 구상나무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한라산과 덕유산 지리산 정상 일대에 서식하는 구상나무가 집단 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의 39%가 고사 중이고 백록담 왕관릉 일대에서는 78%가 말라 죽었다. 덕유산에서도 고사목 발생률이 25.3%, 지리산은 22.9%로 나타났다. 구상나무는 이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서 세계적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했고 국내에서도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으로 보호되고 있다. 최근 구상나무가 집단 고사하는 이유를 밝힌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구상나무 고사 원인 추정 논문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증가와 증발량 감소로 인한 토양의 수분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기존에는 여름철 폭염과 가뭄, 그리고 겨울철 적설량 감소와 한건풍에 의한 피해 등이 구상나무의 고사 원인으로 제기됐었다. 앞으로 구상나무의 집단 고사 원인에 대한 보다 정밀한 연구조사가 필요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기후변화에 따라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구상에는 대략 870만 종의 생물이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미 100만 종에 달하는 동식물은 지구상에서 멸절됐다. 모든 생물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한 생물 종이 사라지면 도미노 효과처럼 다른 생물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말라 죽어가는 구상나무의 신음을 우리가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2012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아 꿈을 접어야 했던 미국 보스턴대 야구부 주장 피트 프레이티스를 돕기 위해 펼쳐진 캠페인이 SNS와 결합을 통해 전 지구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이스버킷챌린지다. 얼음물을 끼얹은 후 다음 도전자를 지명해 기부릴레이를 이어가는 방식의 이 캠페인에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게이츠 등의 유명인사가 참여하면서 세계적 관심을 끌게 됐다. 아이스버킷챌린지와 같은 방식의 참여운동이 SNS시대 새로운 캠페인 방식의 모델로 떠올랐다. 아이스버킷 대신 캠페인 이름을 넣은 챌런지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심심치 않게 달구고 있다. 거대 담론이 아니더라도 실생활에서 불편하거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사회운동들도챌런지라는 옷을 입고 SNS를 통해 번지고 있다. 송하진 전북지사가 엊그제소생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언론과 SNS를 통해 소개됐다. 소생 캠페인(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의 준말)은 급성질환이 발생했을 때 생명을 구해주는 역할을 하는 닥터헬기가 소음문제 등으로 자유롭게 이착륙하지 못하는 제약을 타개하기 위한 캠페인이다.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또한 현재 각계 인사들의 참여로 주목을 받고 있다.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이 캠페인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이스버킷 이후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챌런지로 올 3.1운동 1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진행된 독립선언서 필사 챌런지를 꼽을 수 있다. 독립선언서 한 문장을 종이에 적은 뒤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 이 챌런지는 독립선언서를 다시 한 번 읽으면서 3.1운동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독립선언서 필사 챌런지를 보면서 동학농민혁명이 오버랩 됐다. 동학농민군이 내걸었던대의를 필사하는 챌런지를 진행한다면 혁명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훨씬 깊고 넓어질 것이란 생각에서다.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데 중요한 문제의 하나가 혁명의 대중화다. 무장창의문 백산격문 폐정개혁안 등 농민군이 바라고 외쳤던 세상이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무주에서 반딧불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반딧불축제는 전국 대표축제인데 무주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는데 이 축제의 덕이 크다.반딧불이의 숙주는 바로 다슬기다. 숙주(宿主)란 기생 생물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생물을 말한다. 다른 곳에서 반딧불이가 사라질때 유독 무주 남대천에서 다슬기가 풍성하게 서식함으로써 무주가 반딧불이의 대명사가 되는 계기가 됐다. 26년전 무주 남대천 비관리청 하천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숙주인 다슬기 피해 문제가 도의회에서 크게 문제가 된 일화도 있다. 다슬기는 국내 하천, 계곡, 호수를 가리지 않고 맑은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서식하는 민물고둥이다. 지역마다 부르는 명칭도 다르다. 경북에선 고둥, 경남에선 고디, 전라도와 충청도에선 대사리, 강원도에선 꼴팽이라고 부른다. 예전엔 다슬기가 국내 어디에서나 흔했으나 지금은 씨가 말라 다슬기 치패를 방류하고 있고 식용은 수입산이 많다. 요즘엔 다슬기탕, 다슬기 수제비, 다슬기 부침 등 각종 요리가 개발돼 식당에서 인기몰이를 하는 곳이 제법된다. 그런데 다슬기를 말할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다슬기 아저씨로 알려진 이호림씨(54)다. 사업에 실패한뒤 생사의 기로에 선 그를 일으켜 세운게 바로 다슬기였다. 전주시 완산구 색장동에 있는 호림이네는 다슬기 아저씨 이호림씨가 운영하는 전문 식당이다. 사연인즉 이렇다. 천애고아로 자라난 이씨는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채 한때 주먹세계에 몸담았다고 한다. 이후 사업을 했으나 30세 전후한 시기에 그는 전 재산을 다 날리고 길거리에 나앉게됐다. 당장 먹고살기 위해 잠수안경을 쓰고 하천을 훑고 다니면서 다슬기를 잡아 팔기 시작했다. 어느날 다슬기로 밥을 지어보니 무척 맛이좋아 지인 몇명에게 대접했더니 당장에 장사를 하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다슬기로 밥을 지은것은 그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련한게 바로 완주군 상관면 신리에 있는 한 농가주택을 임차해 차린 호림이네였다. 죽을약 옆에 살 약이 있다던가. 오랜 고생끝에 기적처럼 돈이붙기 시작했다. 구석진 시골 동네를 찾는 고객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나면서 몇년전 남원가는 길 대로변에 2000평 넘는 부지를 구입해 옮겼다. 굶지않기 위해 잠수복을 입고 첫 입수할때 무척 두려웠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물속을 다니는게 편안했다고 한다. 물을 터득한 후엔 들판과 산을 다니면서 산도라지, 산더덕, 버섯, 자연 약초를 채집하고 있다. 반딧불이의 숙주인 다슬기가 나락에 빠진 한 젊은이에게도 역시 숙주가 된 사연이 흥미롭다. 다슬기 아저씨는 누군가에게 자신도 숙주가 되고싶어 해마다 어려운 이를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우는 아이 젖준다는 말이 있다. 우는 아이를 멈추게 하려면 젖을 줘서 달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상살이도 똑같다. 도민들은 멍청하게 가만있지 말고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계속해서 울어대야 한다. 우는 강도에 따라 젖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체면이나 염치 불구하고 울어대야 한다. 중앙에서 보면 전북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이 교량역을 하지만 전북의 사정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순진무구하게 그들만 믿고 있다간 좋은 기회 다 놓칠 수 있다. 전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울어졌던 운동장을 바르게 잡아 지역개발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지난 2년을 보면 피부로 느낄만한게 없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군산공장 폐쇄로 군산경제가 반토막 나면서 전북경제가 휘청거렸는데도 정부지원은 거의 립서비스로 그쳤다. 다행인 것은 군산시민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 치는 바람에 MS그룹컨소시엄이 구성돼 한국GM군산공장을 인수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앞으로 MS그룹은 2000억을 투자해서 2021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사례에서 보듯 군산시민들이 울어대고 한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이같은 성과를 얻어냈다. 도민들은 전북이 낙후됐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잘 알아서 지원해주겠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국가예산 확보는 논리가 먼저 앞서야겠지만 정치적인 영향력에 따라 얼마든지 좌우되기 때문에 지역에서 큰소리로 울어대야 한다. 약간 규모가 축소됐지만 새만금국제공항예타면제도 한목소리로 울어대서 얻어냈다. 이왕 울어댈바에야 더 크게 울어댔어야 했다. 사실 전북은 24조 예타면제사업에서 1조원 밖에 확보를 못했다. 성과라기 보다는 지난 대선 때 도민들이 밀어준 것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진보에서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지금이 전북발전을 위해 좋은 기회인데 시간만 가고 얻은 것이 별로여서 안타깝다. MS그룹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GM군산공장을 인수한 것처럼 도민들은 열패감을 떨쳐 버리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 추운 겨울 촛불을 들고 나섰던 그 용기를 되살려야 한다. 전주종합경기장 개발방식은 틀렸다. 개발은 찬성하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롯데한테 금싸라기 땅을 헌납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잘못됐다. 특혜치고 이런 특혜는 찾아볼 수 없다. 눈가리고 아옹하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 시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공론화 과정을 생략했을까. 기가 찰 노릇이다. 도청소재지인 전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 계속해서 편 나누기와 인기영합주의 정책만 펴다보니까 청주시보다 예산이 8300억원 적은 1조6587억 밖에 안된다. 전주시민들도 군산시민들이 위기극복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목소리를 키울때는 키워야 한다.
영국의 영화감독 켄 로치(Ken Loach, 83). 사회적 주제로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해온 그의 신작 <쏘리 위 미스드 유>가 올해 칸영화제를 통해 다시 화제다. 2년 전 칸영화제가 그에게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안긴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같은 연상에 있는 영화다. 전작이 사회복지 시스템을 통해 자본주의와 노동문제에 대한 문제를 비판했다면 신작 또한 밤낮없이 일해도 고단하기만한 노동자의 삶과 불안정한 고용의 여파를 통해 왜곡된 노동현실을 비판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빚더미에 나앉은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임시직 택배기사로 생계를 꾸려가는 가장이 주인공이다.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기계화된 노동 환경이 가져오는 왜곡된 노동 현실은 비단 영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과도 많이 닮아 있다. 1963년 BBC PD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감독의 관심은 사회적 소외계층과 노동자에 닿아 있었다. 2006년 59회 칸영화제에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더 널리 알려진 그는 2007년 베니스영화제 명예 황금곰상, 2016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등을 수상하면서 세계적 거장으로 우뚝 서기까지 줄곧 사회 현실을 직시하는 걸작들로 관객들을 만났다. 소외된 이웃들의 현실을 주목하며 그들의 삶에 힘이 되는 영화로 사회운동을 해온 감독에게 블루칼라의 시인이나 노동자를 위한 감독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이기도 하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많은 사람들이 토론을 시작했지만 정권의 정책과 시스템은 바뀌지 않았다. 보수 정권은 여전히 배고픔을 무기로 사용한다. 영화나 책 음악 등 문화로 토론을 시작할 수 있지만 변화를 만드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정권의 생각을 영화로 바꿀 수는 없지만 그에 반대하는 의견은 커지고 있다.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자신의 영화로 노동환경이 바뀌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지만 사회 현실을 직시하는 관점은 더 깊어진 듯하다. 은퇴를 예고했으나 다시 신작을 내놓은 이유도 거기 있을 터다. 정작 칸에서는 경쟁부문에 초청된 그의 신작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전해지지만 그게 대수겠는가. 수많은 임시직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을 마주하면서도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성찰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영화 한편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줄 거장의 신작이 기다려진다.
완주 화산면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김 모씨(62)는 월 300만원씩 월급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농협과 출하약정을 체결하고 면사무소에 농업인 월급제를 신청해서 2월부터 11월까지 매달 300만원씩, 연간 3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김씨는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면서 생활비와 사료비 걱정을 덜게됐다. 완주군에서 김씨처럼 월급받는 농업인은 50명 가까이 된다. 이들은 매달 3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지급받으며 매월 300만원씩을 받는 농업인도 18명에 달한다. 완주군은 계약수매 약정 품목을 벼와 한우뿐만 아니라 생강 마늘 양파 곶감 블루베리 등 7개 농작물로 늘렸다. 농업인 월급제는 지난 2013년 경기도 화성시에서 처음 도입했다. 농업인이 농협 등과 약정한 계약 수매대금을 매월 나눠서 미리 받고 나중에 수확해서 갚는 제도다. 자치단체에선 농업인의 이자비용을 지원한다. 도내에서는 임실군이 지난 2015년 처음 시행했으며 이후 2016년 완주군에 이어 익산시 남원시 무주군 등 5개 시군이 참여하고 있다. 대상 농작물도 벼를 비롯해 고구마 느타리버섯 수박 상추 사과 천마 머루 오미자 아로니아 포도 복숭아 고추 딸기 토마토 등 지역 특산물로 확대했다. 지난해까지 농업인 월급제를 시행한 자치단체는 전국 27개 시군에 신청자는 4600여 농가에 이른다. 총 지급액은 366억 원에 달했다. 지난 2016년 10개 시군에서 1700여 농가가 참여했던 것에 비하면 2년 새 2.7배 늘었다. 올해는 전남과 강원 등지에서 10개 시군이 추가로 참여했다. 농민들은 그동안 추수 때나 목돈을 만질 수 있었기 때문에 연초에 생활비나 자녀 교육비, 영농비, 인건비 등을 대출받아 쓰고 이자까지 부담해야 했다. 그러나 농업인 월급제를 통해 매월 월급을 받아 가계비와 영농비 등을 쓸 수 있기에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가계 운영이 가능해졌다. 그렇지만 농업인 월급제가 실질적인 농업소득을 높이지는 못한다. 갚아야 할 돈을 미리 당겨서 쓰는 차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영농 규모나 경작 면적에 따라 월급이 차등 지급되기에 소규모 농가는 이마저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유럽의 농업선진국처럼 농민기본소득보장제를 시행하거나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고려해서 농민소득을 보전하는 공익형 농업직불제 도입이 필요할 때다.
이창호 국수는 전주가 낳은 한국 바둑의 전설이다. 지금은 전성기를 지나 각종 타이틀을 후배들에게 물려줬지만, 이창호는 1990년대 세계기전들을 휩쓸었다. 최연소 타이틀 획득(14세 1개월, 바둑왕전), 최연소 세계챔피언(16세 6개월, 동양증권배), 국내 16개기전 사이클링 히트, 최다관왕 기록(13관왕, 94년), 세계대회 그랜드슬램, 통산 140여회 타이틀 획득 등 그의 성취는 깨지기 힘든 기록들이다. 이창호는 오늘날 우리 바둑이 스포츠 분야로 분류되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90년대 중반 거의 모든 타이틀을 거머쥔 이창호가 현역병 판정을 받아 입영할 처지에 놓이면서 한국리그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당시 바둑계가 이창호의 병역특례를 요구했으나 마땅치 않았다. 병역특례가 스포츠와 예술분야에 국한된 상황에서 바둑이 어느 분야에 속하는지, 어느 수준의 성적을 내야 그 대상이 되는지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둑을 스포츠로 편입시키고, 세계바둑대회 우승자를 그 대상으로 하는 병역법 개정이 이뤄졌다. 사실상 이창호법인 셈이다. 바둑이 스포츠로 분류되긴 했으나 바둑의 정체성 논란은 이후에도 끊이지 않았다. 대근육을 사용하지 않는 바둑이 어떻게 체육이냐는 논리에서다. 바둑이 전국체육대회 시범종목에 처음 포함된 것은 전북에서 개최된 2003년 대회 때다. 경기장은 부안 줄포였다. 부안 줄포가 한국바둑을 태동시킨 조남철 대국수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도 컸다. 그러나 바둑이 전국체육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그로부터 다시 10여년이 흐른 2016년 충남대회때부터다. 한국 바둑의 역사를 써온 전북 바둑이 또 하나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전북을 연고로 한이스타항공 바둑단이 어제 창단식을 갖고 국내 첫 아마추어 실업 바둑팀으로 출범을 알렸다. 국내 바둑계가 프로 기사들을 제외하면 아마추어 기사들이 안정적으로 연마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실업팀 창단이 국내 바둑계의 숙원이었다. 그런 만큼 이스타항공 실업팀이 바둑 인재 양성과 바둑의 대중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속도를 추구하는 항공사와 느림의 미학을 갖고 있는 바둑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지도 관심이다.
며칠전 전주에서는 사소해 보여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은 사건 하나가 있었다. 민주당 전주시 병 지역위 소속 지방의원들이 정동영 의원을 겨냥해 현수막 정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자 민평당 도당은 기자회견 배후가 누구냐며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겨냥했다.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힘겨루기가 본격화함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정동영 의원측이 의정활동 성과를 녹색 플래카드로 알리고 나서자 김성주 이사장 측에서는 당신이 직접 한것도 아니면서 왜 생색내느냐고 반문하는 것이다. 눈도장이라도 찍어야 차기 공천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지방의원들이 주군을 위해 치른 대리전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여의도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 정동영과 김성주가 얼마나 비상한 각오로 임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면 이들이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어떤 곳일까. 호사가들은 흔히 여의도에 가면 국회의원인 분들과 국회의원 아닌 놈들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헌법 어디에서도 신분제를 인정하는 구절을 찾을 수 없지만, 적어도 여의도에 가보면 존귀한 신분인 국회의원과 배지를 달지 않은 사람들과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표현이다. 국회의사당에서는 물론, 식당이든, 술집이든 배지 착용 여부에 따라 대우가 성골과 6두품 만큼이나 차이가 난다는 의미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좀 치사해 보이지만 이번 현수막 정치 소동은 충분히 있을법한 일이다. 대한민국 선거를 이야기할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선거판의 여우엄창록 이다. 제2차 대전의 영웅 롤멤 장군을 일컬어사막의 여우란 별명을 붙인것을 보면 엄창록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빼어난 선거 책사라고 할만하다. 엄창록은 처음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급참모였으나 1971년 대선 직전 갑자기 사라진다. 그리고 얼마후 영남지역 전봇대 등 곳곳에 유인물이 뿌려진다. 호남인이여 단결하라영남에 빼앗긴 대통령 호남인이 찾아오자이를 본 영남인들이 어떤 선택을 했을지는 불문가지다. 바야흐로 그때부터 선거에서 극심한 지역감정이 표로 분출되기 시작한다. DJ 진영에서는 이를 (여당에 포섭된)엄창록의 작품이라고 판단한다. 제39주년 518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작심발언을 했다. 그런가하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일부러 맞으러 광주에 간게 아니냐는 말까지 듣고 있다. 보수, 영남표의 결집을 노린 행보라는 거다. 급기야 황 대표는 어제 새만금 현장을 찾아 태양광사업의 부작용과 역효과를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며 새만금 개발이 망가지면 그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에 있다고 경고했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부여당과 야당 수뇌부의 착점 하나하나가 매서운 노림수로 다가온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도민소득이 가장 낮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17 경제 산업통계에 따르면 전북 도민의 연간 GNI(지역내 총소득)이 2천455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북의 GNI는 전국 평균 3천365만원에 비해 910만원이 낮고 전국 1위인 울산 5천33만원보다는 2천578만원이 적다. 예전에 전북 보다 낮았던 충북 3천92만원 강원 2천567만원 보다 낮다. 또 전국 지역총생산액(GRDP) 1천731조원 중 전북은 2.8%인 48조를 기록해 2.8% 수준이다. 인구 183만을 기준할 때도 가장 열악하다. 이 통계가 발표됐으나 지사를 비롯 국회의원 시장 군수 지방의원 등 선거 때마다 당선만 시켜주면 지역개발의 파수꾼이 되겠다고 목청을 높힌 선출직들이 정작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서 꼴찌를 탈출시키겠다고 나서질 않고 있다. 어찌보면 선출직으로 뽑아준 도민들이 불쌍하고 순진무구하다. 아니면 패배주의에 젖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도민소득의 전국 최하위는 전북병의 근원이다. 이 병을 치유하지 않고서는 전북의 존재감이 약화될 것은 너무도 명약관화하다. 예나 지금이나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큰 문제인데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한다는 것은 자존심 상할 노릇이다. 이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지 않고서는 전북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모든 게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백년하청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가난은 임금님도 구제를 못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원인만 정확하게 파악하면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문제는 모두가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남 탓으로 돌린다는 사실이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정치력이 약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관료집단을 무능하다고 질타한다. 지사나 시장 군수들은 협치를 운운한 국회의원들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제 역할을 못해 이 같은 일이 생겼다고 책임을 떠 넘긴다. 물론 그간 산업화 과정에서 영남정권이 전북을 소외시켜 사회간접시설 미확충으로 기업유치가 안된 측면이 크지만 민선자치시대를 맞아 역량이 떨어진 사람들을 선출직으로 맡긴 책임도 만만치 않다. 고시출신 관료들이 도나 시군을 잘 이끌 것 같아 선출직 장으로 선출했지만 기대가 커서인지 추진력이 약해 결과는 별로였다. 이들 관료들은 매너리즘에 젖어 책임행정 보다는 보신주의나 적당히 무사안일주의로 빠지는 경향이 팽배했다. 지금 전북은 정치적으로 좋은 기회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64.8%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시켜 준 것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공약사업이었던 전주혁신도시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보류된 것은 말할 것 없고 전국적으로 24조를 갖고 나눠준 예타면제사업도 전북은 겨우 1조다. 광주 전남은 3조2천억이다. 이런식으로 가도 좋다고만 하고 있으니 어떻게 꼴찌를 면하겠는가. 지역정서에 기대어 국회의원을 하거나 행정을 이끄는 관료 출신들은 대오각성해야 한다. 모두가 내 탓이라고.
1995년 8월, 한 조간신문에 일본 홋카이도 대학 연구실에서 한국 동학농민군지도자 유골이 발견됐다는 기사가 실렸다. 발견된 유골은 6개. 그 중 하나, 신문지에 쌓인 유골이 들어있던 종이상자에 신원을 알려주는 부표가 끼워져 있었다. 메이지 27년 (1894년) 한국에서 동학당이 궐기 하였는바, 전라남도 진도는 그들이 창궐한 곳으로 이를 평정하고 돌아가는 길에 수백인을 살해하여 시체가 길에 널려 있었는데 그 중 수괴자는 효수에 처하였는바, 이 유골은 그 중의 하나로서 그 섬을 시찰하러 갔다가 채집한 것 임 -사토 마사지로 일본 교도통신 기사의 일부를 인용한 이 1단짜리 기사를 주목한 사람은 당시 전주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던 한승헌 변호사였다. 당시의 상황을 한 변호사는 이렇게 기억한다. 일제가 수없이 많은 한국인을 징병 징용 정신대 위안부 등으로 끌어갔지만 죽은 사람의 두개골까지 가져갔다는 것은 처음 듣는 만행이었다. 더구나 90년 동안이나 대학연구실의 한 구석에 방치되어 있었다는 상황은 큰 충격이었다. 진상규명과 봉환 작업이 시작됐다. 왜 일본인 사토는 농민군의 유골을 가져갔을까. 한국의 진상규명 요구에 북해도대학 조사위원회는 유골이 당시 농민군 지도자 중 한사람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뿐 경위나 명확한 실체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의 연구자들은 과거, 일본 국립대학들이 인종론과 식민학과 같은 침략정책을 뒷받침하는 연구과제를 수행했던 점을 주목했다. 일본에 의한 식민지 지배를 이론적 실천적으로 정당화시키기 위한 식민학과 인종론은 일본이 자행한 반인륜적인 또 다른 침탈의 방식이었던 것이다. 이듬해 5월 동학농민군지도자 유골 봉환이 이루어졌다. 고국을 떠난 지 90년. 농민군지도자는 안식을 찾았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했다. 연구자들의 열정이 이어졌지만 누구의 유골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고, 안식처를 찾기 위한 여정 또한 고단했다. 대학 연구실과 박물관 등을 오가며 황망하게 보낸 지 23년. 농민군지도자의 유골이 비로소 안식처를 찾았다. 갑오년 농민군들의 전주입성 함성이 울려 퍼졌던 완산칠봉에 건립된 녹두관이다. 6월 1일 전주 일원에서는 농민군지도자를 추모하는 장례의식이 진행된다. 봉환을 즈음해 분노 뒤에는 우리 자신의 허물에 대한 깨달음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던 한 변호사의 자성이 새삼스럽다. 뒤늦은 안장에 죄스러움이 더 커진다. 부디 편히 영면하시라.
부처님오신날 경남 양산시 통도사 앞에서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가 주목을 받은 것은 운전자가 75세 노인이었다는 점이다. 이날 사고가 운전미숙으로 추정되면서 고령 운전자의 운전문제가 다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전국적으로 65세 이상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는 2008년 100만명을 넘어선 후 지난해 300만 명을 돌파했다.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의 10%에 이른다. 10년 뒤에는 1000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령운전자가 늘면서 고령 운전자가 일으키는 사고도 2013년 1만7000여 건에서 2017년 2만6000건으로 늘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운전자가 일으킨 비중도 지난해 22.3%나 차지했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 의한 사망사고만 843명이었다.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최근 몇년 사이 정부와 지자체들이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올 1월부터 만 75세 이상 운전자에 대해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면허 갱신과 적성검사 주기도 5년에서 3년으로 줄였다. 경찰청은 고령운전자의 운전능력에 따라 조건부로 운전을 허용하는 법 개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들은 여러 형태의 인센티브를 통해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부산시가 지난해 전국 처음으로 65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10만원 상당 교통비를 지원하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한 뒤 5천명이 넘는 고령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했다. 서울시도 지난 3월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70세 이상 노인에게 10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지급했다. 전남도 역시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는 노인에게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나 지역 상품권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나이가 들수록 인지나 판단조작능력이 떨어져 고령운전자의 사고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노인들의 교통편익을 외면한 채 강제로 운전을 막을 수는 없다. 대중교통 여건이 미흡한 농어촌 지역에서 자가운전을 막을 경우 그 불편은 더욱 클 것이다. 교통사고를 줄이면서 고령운전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대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1964년 10월 17일, 고창 성내면에 있는 용교초등학교 4학년 40여 명이 담임인 한상신 선생님과 함께 방장산으로 소풍 길에 나섰다.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보았던 기차를 보기 원해 산 위에서 정읍 평야를 달리는 기차를 구경하기 위해 올라갔다. 한 선생님은 어머니가 위중하다는 급보에도 기대에 부푼 아이들을 위해 소풍 길을 인솔하고 나섰다. 한 참 산을 오르던 중 갑자기 산 위에서 큰 바위가 굴러 내려와 아이들을 덮치려는 순간, 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모두 피하라는 외침과 함께 자신의 몸을 던져 바위를 막아냈다. 아이들은 무사했지만 한 선생님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이튿날 스물넷 꽃다운 나이에 순직했다. 오늘은 제38회 스승의 날이다. 사혼불멸(師魂不滅). 고(故) 한상신 선생의 추모비에 새겨진 고귀한 제자사랑과 희생정신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오늘날 교사들이 처한 교육의 현실은 너무 암담하다. 엊그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전국 교원 54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7.4%가 사기가 떨어졌다고 답했다. 지난 2009년 조사 때 사기가 떨어졌다는 응답이 55.3%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새 32%포인트나 늘어났다. 교직 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복수응답)은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가 55.5%로 가장 많았고 이어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가 48.8%, 교육계를 매도불신하는 여론시선 36.4% 순이었다. 명예 퇴직이 증가하는 이유(복수응답)도 학생 생활지도 붕괴 등 교권 추락이 89.4%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학부모 등의 민원 증가에 따른 고충이 73.0%였다. 지난해 11월 고창에서 수업중인 교사가 아이들 앞에서 학부모에게 빰과 머리를 맞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같은 도내 교권침해 사례는 지난 5년간 570건이 넘었다. 교사들의 교권이 추락하다 보니 보험업계에서 내놓은 교권침해 보험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 교권침해로 심리적 육체적 피해를 입은 교사들에게 위로금과 휴직 일당을 지급하고 민사행정소송 법률비용도 지원한다. 어쩌다 학교 교단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자괴감이 앞선다. 무너지는 교단을 우리가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음악에 꽤 조예가 깊은 사람도 오페라를 감상하는 건 쉽지가 않다. 우선 공연 시간이 길고 귀에 익숙하지 않아 비싸게 티켓을 구입하고도 자칫하면 꾸벅꾸벅 졸기에 동행한 이의 핀잔이나 듣기 십상이다. 하지만 유독 비제의 카르멘 만큼은 음악을 잘 모르는 이들도 웅장한 무대와 심금을 울리는 가창력에 매료되곤 한다. 특히 카르멘 중에서도 귀에 익숙한 투우사의 노래가 울려 퍼질땐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흔히 투우사의 노래로 널리 알려진 곡은 조르주 비제의 1875년 오페라 카르멘에 나오는 아리아다. 투우사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태연함을 유지하며 능수능란하게 소를 피하면서 인기몰이를 한다. 물론, 요즘엔 동물학대 논란이 거세지면서 투우의 본고장 스페인에 가봐도 실제 투우 경기를 보는 것은 쉽지 않고 대다수 투우장은 관광 명소로 남아있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 국내에서 때아닌 현란한 투우사란 용어가 등장했다. 전북건설협회 사무처장과 삼흥건설 대표이사를 지낸 송갑문씨의 장녀인 송현정 KBS 기자를 지칭한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특별 인터뷰를 진행한 KBS 송현정 기자에 대해 역시 KBS 기자 출신인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이 그렇게 표현했다. 전 전 의원은문 대통령을 독재자로 표현하는 문제까지 묻고 다시 묻고, 때로는 치고 빠지는현란한 투우사의 붉은 천을 휘두르는 인터뷰의 정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수많은 네티즌들은 벌떼처럼 송 기자의 질문 내용과 태도를 문제삼고 나섰다. 한마디로 국정 최고책임자에 대해 예의를 갖추지 않았고 질문 내용이나 태도 또한 건방지다는 거다. KBS 시청자 게시판이나 청와대 홈피는 난리가 났다. 정작 주인공인 대통령보다 송현정 기자가 며칠동안 인기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높고, 송 기자 또한 전북 출신이어서 그런지 도내에서 유독 이 사안에 관심이 많다.보는 관점에 따라 잘했다, 잘못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사안의 본질은 국정 전반에 대해 보는 시각이 정치적 견해에 따라 극단적으로 엇갈린다는 점이다. 북핵문제나 소득주도성장 등의 사례에서 보듯 구체적 추진 방식과 해법이 크게 엇갈린다. 단순히 대담 진행자에 불과한 송현정 기자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자체가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구조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비단 국정 뿐이랴. 새만금 태양광이나 전주 특례시 지정, 혁신역 신설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객관적 분석 보다는 정치적 견해와 득실을 따져 정반대 논리를 내놓는게 오늘의 전북 현실 아닌가. 정치인들이 선거제 개편, 지역발전 해법 등에 대해 얼마나 사(私)를 버리고 공(公)을 취하는지 지금부터라도 잘 지켜보자.
사드로 줄었던 중국관광객이 다시 늘어났지만 그래도 돈 많은 유커들을 계속 끌어들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들어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는 등 미국 중국 일변도의 대외전략을 바꾼 것은 시사한 바가 크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우리와 정부수립이후를 제외하고는 항상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해왔다. 지정학적으로 인접국가인데다 세계공장 기능을 수행해 금융위기 때도 경제위기를 벗어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복합리조트단지를 조성해서 카지노를 유치해야 한다. 마카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안 호텔을 그대로 베껴가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우리도 새만금에 외국인 전용카지노를 설치해야 한다. 대신 내국인 입장은 막아야 한다. 카지노장이 없으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다. 그만한 매력있는 사업이 없다. 중국 관광객들은 원래 도박을 좋아하므로 그들 취향에 맞는 카지노를 새만금에 설치하면 모든 게 끝난다. 새만금은 중국에서 싱가폴 마리나베이샌즈호텔과 마카오 보다 가깝기 때문에 카지노장만 설치되면 많은 관광객이 오는 것은 시간 문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원래 카지노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호텔 앞에 있는 웅장하고 예술성 높은 음악분수쇼 때문이었다. 음악분수쇼를 보려고 가족관광객이 몰리면서 아이들은 음악분수와 놀이시설에서 놀고 자연히 어른들은 카지노로 가면서 사막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세계적인 도박도시로 발전했다. 그간 새만금에 복합리조트건설을 놓고 찬반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외국인 전용카지노가 들어서면 새만금개발이 활기를 띨 것이다. 외국인만 출입하는 카지노가 생기면 불리할 게 없다. 전북도나 새만금개발청은 개발문제를 놓고 허송세월할 것이 아니라 정부를 상대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설치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4차산업시대에 오프라인 형태의 공장을 짓는 것도 한계가 있다. 복합리조트나 체험형 해양레저스포츠 쪽으로 과감하게 방향을 바꿔야 한다. 선유도를 중심으로 고군산열도에 위락단지를 조성하고 라스베이거스나 싱가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그리고 마카오에 있는 대규모 카지노시설을 유치하면 새만금은 판이 확 달라진다. 지금부터 전북 정치권은 새만금 복합리조트 유치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새만금 개발이 앞당겨져서 그 파급효과가 전북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전북은 미래먹거리를 삼락농정 탄소산업 전기 수소차 생산에서 찾지만 복합리조트 건설을 통한 카지노사업만 이뤄지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아무튼 중국인들을 대거 새만금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면 전북의 미래관광산업은 없다. 하루빨리 문재인 정부를 설득해서 새만금에 카지노를 설치해야 전북의 살길이 나온다. 전북은 1인당 소득이 전국 꼴찌고 지역불균형이 심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강원도 정선이 10년 한시적으로 카지노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전북도 지역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카지노장을 설치해야 한다. 문 대통령한테 매달려야 답이 나온다.
녹시량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녹시량은 눈에 보이는 녹지의 양을 말한다. 이를테면 하얀색 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녹시량은 0, 숲을 배경으로 찍으면 녹시량은 100이 된다. 최신현 전주시 총괄조경건축가는 도시의 녹시량은 그 도시가 어떤 환경을 갖고 있는지를 가늠케 하는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녹시량은 단순히 평면적인 녹지의 양이 많다고 해서 충족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일상의 공간, 이를테면 사람들이 걸어 다니거나 차를 타고 다닐 때 눈으로 직접 보이는 녹지 양이 많을 때 녹시량의 가치는 더 커진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동쪽 외곽 20km 정도 떨어진 곳에 신생도시 알미르가 있다. 네덜란드의 도시들이 그렇듯이 알미르 역시 간척으로 조성됐다. 당초 알미르는 암스테르담과 주변 도시의 인구과밀로 인한 주택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1975년부터 매립공사가 시작되었으니 역사는 일천하기 짝이 없지만 지금 알미르는 세계 도시들이 주목하는 친환경도시가 됐다. 이쯤 되면 이 도시의 발전과정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알미르는 보다 인간적인 공간을 창조하기 위한 열정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앞세웠으며 실수에서 배우고 경험을 쌓아나가며 장단점을 발견해 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방식으로 도시를 만들어갔다. 동시 다발적으로 대규모 공간을 건설하지 않고 생물체를 대하듯이 도시의 변화 과정에 따라 개발 속도와 내용을 조절하는 방식은 알미르에 독특한 경관을 선사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알미르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 안팎에 놓인 녹지다. 알미르는 바다를 메워 땅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자 곧바로 나무부터 심고 숲을 만들기 시작했다. 간척 자체가 자연을 훼손하여 땅을 만드는 것이지만 광활한 간척지에 자연을 들여놓는 지혜가 알미르를 녹시량 높은 친환경도시로 만든 셈이다. 한국의 도시들은 어떤가. 도시 공원과 숲이 늘어나기는커녕 줄어들고 있다는 경고가 있다. 주민들의 휴식공간마저도 아파트 부지로 내주고 있는 형국이니 도시 숲이나 도시 공원의 존재는 갈수록 미미해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마침 전주영화제에서 중국 장양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산을 그리다>를 만났다. 상해 출신 예술가와 그림을 배우는 마을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다큐는 윈난성 외딴 마을이 배경이다.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를 가진 숲과 땅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두 시간, 눈도 마음도 맑아질 수밖에 없었다. 눈부신 초록의 힘이다. 도시 숲이 더 절실해졌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다. 근본이 깎이면 나라가 잔약해지는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런데도 보국안민의 계책은 염두에 두지 않고... 제 살길에만 골몰하면서 녹위만을 도둑질하니 어찌 옳게 되겠는가? 우리 무리는 비록 초야의 유민이나... 망해 가는 꼴을 좌시할 수 없어서 온 나라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고 억조창생이 의논을 모아 지금 의로운 깃발을 들어 보국안민을 생사의 맹세로 삼노라 (디지털고창문화대전 인용) 오는 11일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동학농민혁명 기념행사 때 낭독되는 무장기포 포고문의 일부다. 올해로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25년 만에 처음 국가차원에서 개최하는 법정 기념식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동학농민혁명 법정기념일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월 정부가 황토현전승일인 5월 11일을 국가기념일로 정하고 올 2월 국무회의를 거쳐 지정했다. 이날 다시 피는 녹두꽃, 희망의 새 역사를 주제로 열리는 첫 국가기념식에서는 고창의 우도농악 길놀이에 이어 배우 양준모가 무장포고문을 낭독하고 순국선열과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를 기리는 묵념, 동학농민혁명의 경과보고, 이낙연 국무총리의 기념사 순으로 진행된다. 이날 동학농민혁명 기념행사는 서울뿐만 아니라 충북 청주, 전남 장흥, 경북 영덕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거행된다. 1894년 1월 제폭구민(除暴救民) 보국안민(輔國安民)을 기치로 고부봉기에 이어 4월 무장기포를 통해 전북의 땅에서 농민들이 지핀 혁명의 불길은 1년여에 걸쳐 충청도와 경상도 강원도 경기도 황해도 등 전국 각지로 번져 나갔다. 그러나 겨우 죽창과 화승총을 들고 일어섰던 동학농민군은 기관총과 야포 등으로 중무장한 일본군에게 추풍낙엽처럼 쓰러졌고 결국 미완의 혁명으로 끝났다. 그렇지만 반봉건 민주화, 반외세 자주화를 내건 동학농민혁명은 우리 민족?민중항쟁의 초석이 되었고 그 혁명정신은 31 만세운동과 자주 독립운동을 일깨웠다. 이제 동학농민혁명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명실공히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만큼 혁명을 재조명하는 사업들을 확장해 나가고 전국화 하는 일에 본격 나서야 한다. 또한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로서 자긍심을 갖고 시대정신을 선도해 나가야 할 때다.
농산물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힘들다. 어떤 작물로 큰 수익을 올렸다고 하면 그 작물 재배가 크게 늘어 곧바로 가격 폭락으로 이어진다. 공산품이야 과잉 생산이 되면 저장이라도 가능하지만 신선도가 생명인 농산물의 경우 저장도 여의치 않다. 정부가 농가들을 대상으로 재배의향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특정 작물의 과잉 생산과 가격 폭락사태는 매년 되풀이 되고 있다. 지역의 농특산물 역시 오랫동안 명성을 유지하기 힘든 시대다. 지역별 기후나 토양 등 재배 환경에 큰 차이가 없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는 작목일수록 지역의 브랜드 지키기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반면 오랫동안 독점적 지위와 명성을 갖고서도 명맥 잇기에 급급한 지역 농특산물도 있다. 다른 작물에 비해 소득이 떨어지고, 고된 노동력 때문이다. 농촌 자원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개발논리에 의해 사라지거나 훼손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가 지난 2012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도를 도입했다. 전남 완도의 청산도 구들장논과 제주 돌담밭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한 해 2~3개씩 모두 12곳이 지정됐다. 전북에서는 2017년도 부안의 유유동 양잠농업이 유일하게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상태다. 유유동 양잠농업은 조선시대부터 부안의 토산품으로 명성을 자랑했으며, 누에생육에 중요한 온도통풍관리 등 독특한 전통잠실이 마을에 보전되고 있는 점 등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 뽕나무 재배에서 누에 사육까지의 일괄시스템이 전승되고 있으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집단화된 지역으로 양잠농업에 대한 주민들의 노력도 평가받았다. 부안 양잠에 이어 봉동 생강이 국가중요농업유산에 도전한단다. 봉동은 국내 최초의 생각 시배지이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씨종자 보관을 위한생강굴등 전통농법이 건재한 점이 무엇보다 큰 강점이다. 매년 생강을 테마로 여는 축제가 말해주듯 봉동 생강에 대한 지역민들의 자긍심도 높다. 그럼에도 국내 생강의 최대 생산지 자리를 충남 서산에 넘겨준 지 오래다. 중국산 수입으로 생강 농업의 생존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을 받아서라도 봉동 생강의 옛 영화가 재현되길 바란다.
전북 중심축 김제・전주 통합이 해법이다
완주·전주 통합의 불씨 꺼뜨리지 말자
소설 남한산성 영화로 읽기
뉴스에서 기억이 된 ‘호외’
공장화재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정치 전성기라는 전북, 왜 전남처럼 하지 못하는가
두근두근 음악회-허보승 자연초등학교 6학년
다른 계좌 개설, 채권자의 추심 피하려 한 경우
해외주식을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절세가 될까
장기요양 인정조사와 등급 판정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