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 신화 쓴 '작은 거인'..올림픽 등 6개 대회 휩쓸어
'작은 거인' 전병관(39)을 빼고는 한국 역도의 역사를 쓰는게 불가능하다. 진안 출신으로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세계 역도계를 풍미한 전 선수가 당시 세운 위업은 아직도 깨지지 않는 신화로 남아있다.
역도계에서 그랜드 슬램은 국제역도연맹에서 주최하는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사아선수권대회,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등 6개 대회를 모두 휩쓴 지존에게 붙여주는 최고의 애칭이다. 한국 역도계가 숱한 선수를 배출했지만 전씨가 세운 이 기록은 아직도 '유일무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작은 거인'의 하이라이트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당시 역도 56㎏급에 출전한 전 선수는 인상 132.5㎏, 용상 155㎏, 합계 287.5㎏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최적수는 중국의 류슈빈이란 선수였어요. 인상이 주특기인 이 선수가 130㎏를 기록한 후 제가 132.5㎏에 성공한 사실을 알고, 135㎏에 도전하다 실패했지요." 이어 전 선수의 장기인 용상 경기는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다. 류슈빈은 무릎을 꿇고 은메달에 그쳤다.
전 선수가 세계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천부적인 자질과 피땀 어린 노력이 합쳐져 가능했다.
진안 마령중학교 1학년 때 체육교사의 권유로 역도에 입문한 전 선수는 중3학년에 국가대표에 선발되었다. 중학생이 국가대표로 선발된 사례는 남자선수로선 유일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뽑힌 게 '작은 거인'이란 별명을 낳은 이유라는 게 전 선수의 설명. "한창 성장할 나이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관계로 체중조절을 위해 먹을 것도 절제하며 생활해서 그런지 중학교 이후 키 성장이 멈춰버렸어요. 이를 교훈 삼아 제가 지도자로 나선 이후엔 중학생은 국가대표 선발 대상에서 아예 제외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요" 전 선수의 키는 157㎝.
이미 세계 무대에서 정상에 오른 전 선수의 국내 대회 활약상은 나열하기조차 힘들다. 전국체전에 출전할 때마다 거의 빼놓지 않고 3관왕 명단에 단골로 올랐다. "전국체전에서 딴 금메달 수는 정확히 모르겠어요. 대충 연도로 계산하면 30여개는 충분히 넘죠. 이들 메달은 모두 모교인 마령중에 기증했어요."
전 선수는 1998년 전국체전 3관왕을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에서 은퇴했다. "당시 위궤양과 십이지장 궤양이 심해 잠조차 잘수 없을 정도였어요. 이런 와중에 출전을 위해 체중을 조절한다는게 너무 벅찼죠."
은퇴 후 지도자의 길에 접어든 전 선수는 현재 국가대표 상비군 감독과 대한체육회 전임 지도자를 맡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역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장미란 선수도 전 감독이 길러낸 선수 중 한명이다.
전 감독의 꿈은 교단에서 후학들을 길러내는 것. 이를 위해 고려대에서 석사를 딴데 이어 지난해 8월 한국체대에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전공은 운동역학. "역도는 기술입니다. 기술을 분석하려면 운동역학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하지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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