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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 못하는 국회의원, 싹 갈아치우자

김윤덕, 이상직, 김성주, 신영대, 김수홍, 한병도, 윤준병, 이용호, 이원택, 안호영. 이들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뽑힌 10명의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이다. 이중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그리고 이상직 의원(전주 완산을)은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어, 현재 재선거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3년 혹은 7년 동안 선량(選良)으로서 밥값을 제대로 했을까? 

국회의원은 입법활동과 행정부 감시, 그리고 지역 현안을 챙기는 일이 주요 임무다. 특히 전북처럼 도세가 약하고 성장에서 뒤진 지역은 지역현안을 챙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들은 얼마나 지역현안을 자신의 일처럼 챙겼을까? 이와 관련해 홍준표 대구시장의 말이 폐부를 찌른다. 국회의원 5선으로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홍 시장은 지난 1월 25일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TK(대구 경북) 지역에서는 인재를 키우지 못해 눈치만 늘어가는 정치인들이 양산되고 국회의원다운 국회의원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재선이상 TK 의원들은 다음 총선에서 모두 물갈이해야 한다.” 정치색을 떠나, 일리 있는 말이다. 전북지역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홍 시장은 한발 더 나가 일갈한다. “중앙정치에서 힘도 못쓰고 동네 국회의원이나 하려면 시의원, 구의원을 할 것이지 뭐 하려고 국회의원을 하냐.” 백번 옳은 말이다. 

또 지난 2월 15일 전북도의회를 찾은 익산 출신 조수진 의원(서울 양천갑)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전북특별자치도법과 관련해 법사위에 전북출신 의원들이 두 분이나 계셨지만 여러 차례 회의에서 그분들은 (특별법 당위성 등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저는 그때 굉장히 서운했다.” 약간의 과장이 섞일 수 있으나 전북의원들의 무기력함을 엿볼 수 있다.

나름대로 전북의원들은 어려운 가운데 역할을 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도민들의 눈높이에서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전북의원들은 중앙당의 중요 당직에서 배제돼 존재감 자체가 미미하다. 뿐만 아니라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나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등 지역현안을 챙기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것은 전북특별자치도법과 같은 날 통과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다. 후백제 문화권을 여기에 집어넣어 고구려 백제 신라문화권 등과 함께 국고 지원을 받도록 한 것이다. 이 법안은 김성주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문화체육위 여야 간사인 김윤덕·이용호 의원이 힘을 보태 모처럼 밥값을 했다.

왕년의 전북은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김성수 백관수 김병로 나용균 윤제술 소선규 조한백 유진산(금산) 양일동 이철승 등은 말할 것 없고 좌파의 김철수 백남운 등 기라성 같은 인물이 즐비했다 해방공간에서 정부수립의 주역이었고 공산당에서도 거물이었다. 제헌국회에서는 전국 200석 중 전북이 22석이었고 9개의 상임위원장 자리 가운데 전북출신이 4개를 차지했다. 그러던 전북정치가 너무나 난장이가 되었다.

지난 1월 뉴시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선관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호남권 응답자의 68.5%가 다음 총선에서 물갈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현 의원이 재당선되는 게 좋다’는 응답은 21.8%에 불과했다. 혹자는 물길을 아는 중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지만 현재처럼 ‘민주당 공천=당선’ 인 구조에서는 야성(野性)을 살릴 수가 없다. 싸우지 않고 얻어지는 지역현안은 아무 것도 없다. 전북은 투사형과 지략형 선량이 필요한 시기다. 무기력하고 각자도생하는 의원들은 싹 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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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갈아치우자
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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