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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이 중앙정치 흥정물인가···민주·혁신당 합당 ‘도지사직 거래설’ 논란

안호영 “전북지사 공천, 합당 협상카드 절대 불가” 당 지도부 비판
김관영 “회자되는 자체가 매우 부적절 전북도민 주권이 우선”반발
시민단체 “민주주의 근간 훼손”…2014년 광주시장 전략공천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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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지사가 9일  ‘AI·로봇 산업 육성 원년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왼쪽). 같은 날 안호영 의원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합당 과정에서 ‘전북도지사 공천권’과 관련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 과정에서 ‘전북도지사 공천권’이 협상 카드로 거론됐다는 이른바 ‘지분 밀약설’이 제기되며 전북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지역에서는 특정 지역 선거의 공천이 중앙당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상향식 공천 원칙의 실효성을 드러낸 사례라는 비판도 나온다.

차기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은 9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안 의원은 “전북은 중앙 정치의 필요에 따라 거래될 대상이 아니다”라며 “합당 검토 문건에 공천권이 포함됐다는 보도는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도민 자존을 훼손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당 민주주의의 출발점은 지역 당원과 유권자의 선택이며, 공천이 협상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같은 날 ‘AI·로봇 산업 육성 원년 선포’ 기자회견에서 “문건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그런 이야기가 회자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전북의 지도자는 도민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국민주권과 당원주권이 강조되듯 전북에서는 도민주권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지역 사회 반응은 더욱 냉담하다.

전주시민 A씨(45)는 “지역 수장을 중앙당 협상으로 정한다는 발상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호남을 고정 지지층으로 보는 시각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민사회도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성명을 내고 “전북도민을 배제한 민주당-조국혁신당 합당 밀약 의혹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해당 문건을 ‘실무자 작성’이라며 선을 긋는 것에 대해 “문건의 구체성과 일정, 권력 배분 내용은 단순한 참고자료 수준을 명백히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시민연대는 이어 “만약 전북지사 공천권이 밀실 거래 대상으로 검토되었다면 이는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반민주적 행위이자 오만”이라며 △문건 작성 경위와 책임 주체 공개 △지역 권력 배분 논의 여부 확인 △합당 논의 전반의 즉각 중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북은 중앙 정치의 실험장이 아니며 도민은 들러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사례도 거론된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과정에서 광주광역시장 후보 전략공천이 이뤄졌고, 지역 정치권의 반발에도 중앙당 결정이 유지됐다.

한 지역 중진 정치인은 “공천이 협상의 결과로 비치면 선거의 정당성이 약화될 수 있다”며 “특정 지역 선거가 정당 간 협상 변수로 거론되는 순간 대표성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진화에 나섰다.

당 고위 관계자는 “해당 문건은 실무진 차원의 시나리오 검토에 불과하며 지도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공천은 당헌·당규에 따른 시스템 공천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3일까지 공식 답변이 없으면 합당은 없다”고 밝히며 협상 시한을 제시해 긴장감은 이어지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통합 효과를 고려하는 중앙당과 지역 자율성을 강조하는 전북 정치권 사이에서 정청래 대표의 판단이 합당 논의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육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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