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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 윤석열 내란 판결, 사법 단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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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남원장수임실순창)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이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계엄 선포 443일 만에 내려진 사법의 단죄이다. 아직 1심 선고이긴 하나, 계엄 선포와 국회 점거가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한 내란이고 그 주동자가 윤석열임을 못 박았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가 있다.

 재판부 판단의 핵심 근거는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었다. 국회는 헌법이 정한 국가기관이며 형법 91조 제2호는 국헌문란에 대해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형법 제87조는 내란을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에 군 병력을 투입하고, 국회의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를 체포하여 “국회의원들이 토의하거나 의결하지 못하게 하고, 국회가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하려 한 것은 분명한 국헌문란이자 내란인 것이다.

 비상계엄 선포가 사법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는 영국 국왕인 찰스 1세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찰스 1세는 의회의 결의문에 분노해 의회를 무력으로 해산시켰고, 결국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받아 처형됐다. 설령 왕이라 할지라도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의회를 공격하는 행위는 반역죄에 해당하므로 대통령의 국헌문란 행위도 처벌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검과 윤석열 측 모두 항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확정된 판결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윤석열을 내란 우두머리로 유죄 판결한 자체는 큰 역사적 의미가 있다. 최고 권력자의 친위 쿠데타를 민주적 사법질서 내에서 즉각 판결한 첫 사례이자 그 어떤 권력도 민주주의를 훼손하거나 국민주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명확한 이정표를 남겼다.

 

 다만, 재판부가 윤석열을 내란 우두머리로 인정했다고는 하나,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석연치 않은 몇 가지 의문이 남아있다. 기계적으로 덧붙이는 양형 사유인 ‘초범, 공직 경력, 고령’을 내란 우두머리에게도 그대로 적용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비상계엄 선포 준비 기간이 3일에 불과하다거나 물리력을 자제하려 했다는 점은 동의하기 어렵다.

 특히나, 폭력이 더 크게 번지지 않은 것은 피고인 윤석열이 의도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직 파면을 결정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처럼 “군경의 소극적 임무”와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시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다. 지난 1월, 한덕수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판결에서도 서울중앙지법은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내란 행위 자체는 몇 시간 만에 종료된 것은 무엇보다도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라며 물리적 피해가 최소화된 것을 양형 사유에 반영하지 않았다.

 윤석열 내란 재판은 단순히 윤석열 개인의 범죄에 대한 판단을 넘어, 우리 민주주의가 어떠한 원칙과 질서 위에서 지켜지고 있는지를 재확인하는 역사적 과정이다. 최후의 보루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시민을 위해서라도 그 어느 때보다 정의로운 판결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도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으로 내란을 청산하는 역사적 마침표가 되길 바란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남원장수임실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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