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물 이용량 중 지하수 사용은 12%로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임의적으로 사용하는 양까지 합치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수는 우리에게 중요한 수자원으로써 한번 오염되면 정화가 거의 불가능하고 정화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지금까지는 지하수를 보전하고 관리하는 것보다는 개발에 중점을 두어 왔다. 그러나 지하수의 관리없는 개발은 지하수 흐름을 방해하게 되고, 폐공 되메움을 하지 않아 유입된 오염물질로 인한 심각한 지하수 수질오염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지하수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 대부분이 오염문제를 예사로이 보아 넘기는 경향이 있으나 국토의 수맥 지하수가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으로 신음으로 있다.
최대 2백만개로 예상되는 폐공과 토양을 통해 각종 산업폐수, 축산오·폐수, 쓰레기 침출수 등이 흘러들고 있기 때문이다.
낙동강을 치수원으로 하고 있는 부산은 낙동강 수질악화로 8천2백곳의 지하수 관정에서 연간 7천2백만톤의 물을 뽑아쓰고 있는데 한국자원연구소 조사결과 지하수의 20% 이상이 질산성질소나 염소이온, 대장균 등에 오염되어 있어 음료수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 청원 미원지방은 물이 좋다고 소문이 나 94년부터 생수업체가 1백10여개의 관정을 판 것으로 조사됐는데 성공률 30%를 감안하면 실제 관정수는 3백개가 넘을 것을 추정되지만 무분별하게 관정을 팠다가 물이 제대로 안나오면 폐공처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철수해 버리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지하수 오염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상황을 보면, 올해 2월 경기 용인에서는 지하수를 끌어다 만든 간이급수시설을 상수도로 사용해온 17가구 32명의 주민이 세균성 이질에 걸렸으며, 4월 울산의 한 정신질환자 보호시설에서 원생 29명이 설사와 발열 증세로 집단 발병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역학조사반이 조사해 본 결과 이들이 식수로 사용하던 지하수에 분뇨가 흘러 들어가 지하수가 대장균에 오염된 사실을 밝혀냈다.
6월 충남 태안반도의 한마을 주민 20명이 장염을 앓고 10명은 전신마비증세를 보여 수질검사를 해본 결과 지하수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치의 80배, 콩팥과 신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소가 기준치보다 두배 이상, 구토와 근육조정과 신진대사를 방해하는 중금속 물질인 아연이 1리터당 1천1백45mg이 검출됐다.
이렇게 마실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지하수는 전체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지하수 오염으로 물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의 수자원은 갈수록 고갈돼 가고 있다.
지하수는 물이 부족할 때 보조수자원으로 매우 중요하므로 외국의 경우 후손들의 자원으로 남겨두기 위해 지하수개발을 하지 않거나 헌법이나 수자원법에 지하수 소유권을 국가 또는 공유로 선언하고 있다. 그 중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물이 부족하면서 지표수는 물론 지하수까지 국가가 직접 관리함으로써 치수(治水)에 성공한 나라이다.
지하수관리의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하수를 공유(公有)화해 관리체계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지하수 이용부담금제를 도입해 무분별한 지하수개발을 방지하고 지하수 보전관리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하루 이용량 30톤 미만의 소형관정의 경우 인·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고 폐공을 양산해 왔으므로 소규모 가정용이나 농업용 지하수 시설에 대해서도 오염방지 시설을 갖추도록 지하수관리를 강화하여야 한다.
지하수의 오염은 우리 인간의 삶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요인이므로, 지하수의 보전은 건강한 물 확보 차원에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절대절명의 의미라 할 수 있다.
/서부지방산림관리처장 조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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