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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북지역 대학생 통일대장정

광복 55주년을 기념하고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전북지역 대학생 33명이 전주에서 판문점까지 6박7일 동안 자전거로 1천리 길(4백㎞)을 달렸다. 일주일 동안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다리통증 그리고 엉덩이 살이 찢어지는 고통은 컸지만 젊은이다운 도전정신과 청년 애국정신을 담아 내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주시협의회가 주최하고 전주대학교 총학생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전국대학 최초로 열린 공식행사로서 국토대장정을 통해 애국심은 물론 전후세대인 대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준비하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접수한 결과 93명이 신청하였고 이중 건강진단 및 체력테스트를 통해 최종적으로 33명을 선발하였는데 그 이유는 3·1만세운동을 주도했던 민족대표 33인을 생각해서이다.

 

33명의 단원 중 여학생이 12명이나 되어 과연 한 명의 낙오자가 없이 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학생들은 나이 40이 넘은 단장님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까 하고 더 걱정을 했다고 한다.

 

자전거로 4백㎞를 달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히 나는 단장으로서 자전거에 태극기를 꽂았는데 항상 제일 앞에 달려야 하는 부담감이 컸다. 이내 숨이 차 오르고 평소 땀을 흘리지 않던 나는 비 오듯이 흘러내리는 땀방울로 온 몸을 적셔야 했다. 어디 그 뿐이랴. 허벅지에서 내려오는 다리통증과 찢어질 듯한 엉덩이 살은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10㎞를 달리고 그늘에서 10분 쉬는 시간이면 물 한 병을 단숨에 들이키고 땅바닥에 드러누워 거친 호흡을 해야 했다.

 

실제로 단원 중 한 여학생은 중도에 몇 번이나 쓰러져 교체 인원을 투입해야 했고 한 남학생은 엉덩이 살이 찢어졌지만 이 사실을 숨기고 끝까지 완주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야영지에 도착하여 통일에 대한 특강과 조별 발표 등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면 예기치 않은 소낙비가 줄기차게 내려 이틀 밤을 설쳐야 했던 기억도 잊혀지지 않는다. 삼일 째가 되어 천안 독립기념관에 도착했을 때는 누적된 피로가 밀려와 먹는 것은 고사하고 말하는 것 조차 싫었다.

 

그런데 나는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였다. 3일째가 되는 날, 천안에 위치한 독립기념관에 도착, 중간평가 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론적으로 사실 처음 출발은 통일에 대한 의지보다는 개인적으로 정한 목표 즉 자기도전이 많았는데 날이 갈수록 통일에 대한 관심과 애국정신이 뜨거워져 학생들이 발표하는 통일에 대한 삼행시나 조가 그리고 구호는 대학생들의 순수함과 뜨거운 애국정신이 진하게 배어 있어 통일조국 미래를 전망을 가늠케 한 것이다.

 

그렇다. 어떠한 고통과 절망이 있다 할지라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중요한데 청년대학생으로서 조국을 생각하고 통일에 대한 비전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가? 이제는 포기할 수 없다. 서로 의지하고 인내하며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판문점에 도착해야 한다. 전북지역 대학생의 명예를 걸고 끝까지 완주하자며 오히려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전주를 출발한지 6일째가 되어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통일공원에 도착하였다. 임진각 자유로까지는 약 10㎞가 남아 있었다. 이날 밤 통일대장정에 참가한 33명의 단원들은 새벽 4시 한차례 소낙비가 내려 텐트로 돌아갈 때까지 조별 발표는 물론 통일의 노래로 밤하늘을 수놓았다.

 

마지막 7일째, 아침 8시40분 전주KBS, 라디오방송과 생방송 인터뷰를 하고 판문점을 향하여 출발하기 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2절지의 종이에 쓰고 참가한 단장 및 단원들의 이름을 태극기에 서명하도록 하였다.

 

6·15 남북정상회담을 축하하고 하루속히 통일을 이루어 백두산까지 달리고 싶다는 갖가지의 바람을 담아 기록하였는데 참가한 단원중 한 남학생이 혈서로 서명하여 값진 땀방울과 통일에 대한 의지와 애국정신을 확인하였다.

 

8월 15일 오전 11시, 마침내 6박7일의 통일대장정 33명의 단원들은 단 한 명의 낙오자가 없이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 도착하여 전주에서 올라온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일주일 내내 앞세우고 달렸던 태극기를 가운데 두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 나는 가슴속 깊은데서 눈물이 솟구쳐 나왔다. 육체적 고통의 눈물이 아니라 분단의 벽을 넘지 못하고 여기서 멈추어서야 하는 아쉬움과 진정한 민족통일을 염원하는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평화의 메시지와 북한 대학생에게 보내늠 메시지를 낭독하고 모든 일정을 마치게 되었는데 전주에서 판문점까지 6박7일동안 태극기와 한민족 통일기로 1백m 이상 장관을 이루었던 4백㎞의 통일대장정에 나선 33명의 전북지역 대학생들의 그 장한 모습은 통일을 성큼 우리 마음속에 다가서게 하였다.

 

/신대철(전주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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