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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상공인과 전북은행

그동안 설왕설래하던 도금고가 전북은행으로 결정되면서 크고 작은 바람들이 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지역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하여 전북은행도 나름대로의 해법을 갖고 있을 것으로 안다. 근자의 보도에 의하면 추석을 앞두고 자금 사정이 어려운 도내 중소기업을 위해 상당한 자금을 지원한다고 한다. 어떤 기업에, 어떻게 지원할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자금이 필요한 기업보다는 자금을 받을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업에게 치중되지 않을까 하는 기우를 가져본다.

 

가끔은 2가지 논리가 어지럽게 교차된다. 그것은 ‘지역의 은행론’과 ‘기업으로서의 은행론’이 필요할때마다 적절히 구사됨을 가끔은 본다는 것이다. 수신 쪽 상황이 오면 ‘지역의 향토 은행’임을 소리높혀 외치지만, 자금지원 쪽 얘기가 나오면 ‘기업으로서의 은행’의 이익추구와 건정성 논리를 내세워, 지역의 은행 운운했던 말들을 기억하고 있던 기업인들을 머쓱하게 한다.

 

소상공인에 대한 국가의 정책적 배려에 힘입어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는 1년여 전부터 창업 및 경영 정책자금을 추천해오고 있으나, 거의 모든 은행들은 그들이 제공할 수 있는 담보나 유력한 보증인에게만 관심이 있을 뿐 그들이 영위하고자하는 사업계획이나 사업성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판단할 의지나 능력도 없어 보인다.

 

은행이 국민의 혈세를 모아 국가로부터의 지원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여겨도 중소 상공인들에 대해서는 고답적인 방법으로 대출 실행을 판단할 뿐 정책 자금에 대한 국가의 정책 목표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창업자에게 필요한 능력은 담보를 끌어오거나 그럴듯한(?) 보증인을 모셔오는 것이 아님에도 모든 은행은 하나같이 그런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선의의 능력있는 창업자가 창업자금을 받는 것이 아니고 경영 능력 보다는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능력있는 자가 창업 자금을 지원받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는 그 시발점에 은행이 서 있다. 또 하나의 고리는 전북에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이 없다는 것이다.

 

센터의 추천서를 들고 이 은행, 저 은행 전전하다가 끝내는 포기하고 마는 그 참담함을 겪은 이가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이와 별도로 그간 신용보증기금에서 취급했던 생계형 창업자금이 방법을 달리하여 대부분 각 은행의 수탁보증으로 취급되면서 창업 자금의 악순환은 그 절정을 달리고 있다.

 

약속이나 한 듯 바뀐 제도에 대해, 대부분의 은행 창구 직원은 업무 자체를 모르거나, 취지와는 전혀 다르게, 거래 실적을 따지는등 어떻게 해서든지 않해 줄 명분만을 찾고 있으며, 더욱이 우리의 향토 은행은 시행 두달이 지나도록 아직 전산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예 취급조차 않고 있는데,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취급될 이 제도가 끝날때까지 과연 업무가 개시나 될지 정말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역 은행의 제 지표는 지역의 경제 상황과 무관할 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의도하든 안하든 결국은 지역의 은행은 지역의 중소상공인들과 종속적인 관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중소 상공인들이 특혜를 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은행이 요구하는 논리적이며 계량적인 수치를 떠나 그들은 향토 은행으로서의 애정과 그에 따른 정책적 배려를 원하는 만큼, 은행도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층의 특단의 조처가 내려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은행 창구에서의 변화는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들이 투자하고자하는 사업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이에 따른 상환능력 검토를 거쳐 융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하길 바란다. 필요하다면 은행과 센터와 관련 소상공인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몇밤을 세우더라도 더 이상 이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금 조달을 담당하는 은행이 그 모습 그대로라면 지역의 중소상공인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정보 및 인프라와 자금의 직접조달시장, 간접조달시장이 모두 열악한 이 지역에서 전북은행의 도금고 지정을 계기로 새로운 희망을 주는 향토의 금융기관으로 거듭나 지역의 중소상공인들이 창의적 기업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기를 진심으로 간구한다.

 

/송원철(전북소상공인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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