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맞아 자연자원에 대한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20세기 후반의 경제발전이 물질적 풍요로움을 제공한 반면 오존층의 파괴, 생물종의 감소, 지하수의 고갈과 오염등은 우리가 만들어낸 자연파괴의 결과물들이다.
한번 파괴되어 멸종된 자연자원의 원상회복과 종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많은 경제적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지리산은 최초의 국립공원 제1호로 67년도에 지정되었으며 한반도의 중심 산줄기인 백두대간의 종점으로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해동(海東)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방장산(方丈山)으로 불리며 신성한 산으로 인식되어 왔다.
백두산의 정기가 남해로 흘러내려 오다가 우뚝 솟았다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불렸으며 신라시대에는 오악(五岳)중의 남악(南岳)으로 숭앙받아 오기도 했다.
또한 갖가지 전설과 수많은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어 산세는 물론 역사, 종교, 문화적으로 뛰어난 명산이요, 인간의 발이 닿지 않은 원시림을 비롯하여 깊은 계곡, 아름다운 폭포, 많은 동·식물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산림자원이 축적되어 있기도 하다.
산의 넓이가 무려 1억 3천평으로 여의도의 52배이며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이르는 주능선의 거리가 45km로 둘레는 800리나되고 1천m가 넘는 봉우리도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 등 20여개나 된다.
지리산의 식물이나 동물들의 종의 수가 유네스코에서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록시키려는 설악산보다 많은 종이 있으며 식물이 1,372종, 동물이 2,400종이나 서식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인 사향노루, 하늘다람쥐, 반달가슴곰, 수달 등 학술상으로도 매우 귀중한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지리산은 장엄할뿐 아니라 수많은 절경과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대표할 만한 특색있는 경관을 지리산 10경이라 부르는데 노고단운해, 천왕봉 일출, 반야봉 낙조, 벽소령 명월, 연하봉 선경, 세석평전 철쭉, 직전단풍, 칠선계곡, 불일폭포, 섬진강 청류등은 귀중한 자연경관 자원이다.
지난 8월말 산림생태조사를 위하여 지리산을 등산한 바 있다. 산장마다 마대에 넣어 쌓여있는 쓰레기를 보고 자기가 가져온 쓰레기는 되가져가면 우리가 낸 세금을 들여 인력으로 주워서 마대에 넣을 필요도 없고 헬기를 동원해서 내릴 필요도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낀바 있으며 더욱이 등산코스에는 지린내가 나서 산행의 상쾌한 기분을 가져보지 못했다.
더욱이 덕평봉에 있는 선비샘에서는 취사를 하고 버린 음식찌꺼기와 오물로 인해 시원한 물맛을 느끼지 못할뿐만 아니라 지하수가 오염되지 않나 걱정이 되었다. 등산객중 누가 버렸는지는 알수 없지만 옛날 속담에 「침 뱉은 우물 다시찾는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작년도 연인원 3천만명으로 보고 있으며 그중 지리산을 찾는 사람은 15%로 산사랑에 대한 의식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지리산의 오물처리 실적은 96년도에 3,823톤을 최고치로 하여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로 99년도 1,000톤의 쓰레기를 수거하여 처리한 바 있으나 이 양은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많은 수준이며 보다 철저한 분리수거와 감량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음식문화 관습으로 보아서는 많은 쓰레기를 유발하고 그 쓰레기를 자기가 책임지고 되가져 오겠다는 윤리관이 부족한 실정이며 쓰레기 종량제 실시 이후 쓰레기 배출량은 감소하고 있으나 음식물 쓰레기 비율은 더욱 높아지고 있어 음식문화를 점진적으로 고쳐나가야 하겠다.
지리산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자연생태계의 보고로써 국민의 보건 및 여가와 정서생활 향상에 기여하고 자연학습장으로 활용되는 등 우리모두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으므로 쓰레기는 되가져가고 풀뿌리 하나라도 소중하게 다루어 후손들에게 있는 그대로 물려줄 수 있도록 지리산을 찾는 모든 사람이 지리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조정웅(서부지방산림관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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