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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기초의학] 원광대 의대 병리학교실

병리학이란?

 

아마 역사에 기록된 인류 최초의 의사는 BC 2600년 전의 이집트 대신이자 의사인 임호텦(Imhotep)일 것이다. 유사 이래로 인류는 끊임없는 질병과의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고 지금까지도 인류는 질환의 본질을 규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병리학이 바로 그 한가운데에 있다. 병리학(病理學, pathology)이란 어떤 학문인가? 말 그대로 병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미국 병리학회에서 승인한 병리학의 정의를 보면 '병리학이란 자연과학의 한 분야로서 질병의 원인과 본질에 대해, 그 해부학적 및 기능적 변화를 함께 연구하는 학문이다' 라고 돼 있다.

 

의사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을 전투에 비유하면, 질병과의 전투에서 최전선에 나가서 싸우는 군인들은 바로 환자를 직접 대하는 내과, 외과 등의 임상의사들이고, 이들에게 적의 성격과 공격방법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어 질병과의 전투에서 정보전의 역할을 하는 것이 병리학이 차지하는 위치이다. 그러므로, 병리학은 질병의 원인을 연구하는 기초의학의 범주에 포함되면서도 병원에서의 질병의 조직학적인 진단을 위해 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필요로 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즉 기초와 임상을 겸하는 중요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병리를 통해 질병의 원인과 병인론 그리고 병리소견을 통한 진단명을 알고 있으면 임상증상이나 치료 등에 대한 이해와 판단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병리학은 인체병리학과 실험병리학으로 나눈다. 실험병리학은 동물이나 배양세포들을 이용하여 질병의 본질을 연구하는 것이고, 인체병리학은 다시 임상병리학과 해부병리학으로 나눈다. 임상병리학은 환자의 몸에서 채취한 혈액이나 소변 등 각종 체액으로 검사하는 분야이다. 해부병리학은 생검이나 수술을 통한 조직검사, 객담과 같이 자연히 탈락되는 세포 혹은 가는 침을 통해서 얻은 세포검사 그리고 죽은 자의 사망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부검을 하는 학문이다. 이들 중에서 병원에서 조직과 세포검사를 통해서 질병을 진단하고 질병의 진행정도를 파악하는 업무를 하는 병리학의 분야를 외과병리학이라고도 한다.

 

원광의대 병리학교실 및 해부병리과

 

원광의대 병리학교실은 1982년에 창설됐고 병원 해부병리과는 1987년에 해부병리과-임상병리과에서 분리, 독립하여 운영되기 시작했다. 문형배 교수가 초대 병리학교실의 주임교수로 봉직한 이후 현재 해부병리과 과장도 겸하고 있다. 병원 내에서 모든 분야의 검사를 하고 있으나 미국 유타대학과 일본 하마마쯔대학에서 연수한 문형배 교수는 현재 특히 산부인과 계통의 조직을 전담하고 있다. 1995년에 임용된 윤기중 교수는 위장관계와 간담도계 등의 소화기계를 담당하고 있다. 1999년에 임용된 한원철 교수는 신경계와 비뇨기계를 담당하고 있다.

 

타 대학에 비해 병리학 교수가 많지 않은 어려움 속에서도 원광의대 병리학교실 교수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문형배 교수가 현재 90편이상의 논문을, 윤기중 교수는 50편이상을, 한원철 교수는 2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였다.

 

병리학교실에서는 실험동물 및 병리조직을 이용한 종양의 기원이나 형태, 유전자 변이에 대한 연구, 감염성 질환에 대한 병인론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함께 의과대학 본과 학생들에 병리학과 법의학 강의, 임상-병리 집담회 등을 하고 있다.

 

병원내 해부병리과에서는 주로 내시경 등을 통한 매우 작은 조직이나 수술로 얻어진 큰조직에 대해 질병을 조직학적으로 진단하며, 또한 자궁 경부 질 도말 검사, 객담·소변 검사 혹은 세침 흡인 천자를 통한 세포학적 진단을 하고 있다. 그 외에 조직에서 당질이나 점액과 같은 성분을 찾는 특수염색, 정상 또는 암종 세포내에서 각종 단백질 및 암유전자를 찾는 면역조직화학 및 면역형광검사, 세균·단백질 및 핵산 등에 대한 인싸이투 보합결합과 액상 및 인싸이투 중합연쇄반응을 연구한다. 여기에 최근 많은 연구의 대상이 되는 세포고사(apoptosis)와 텔로머에이스(telomerase)에 대한 연구 그리고 유세포분석기를 통한 세포의 주기 및 핵산의 양 측정 등을 통한 종양세포의 특성을 연구하고 있다.

 

요즘은 같은 기초 및 임상 의학사이 혹은 기초와 임상이 서로 연계하여 서로 질병을 토론하고 연구하는 등 학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원광의대 해부병리과도 내과, 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신경과, 신경외과 등의 여러 임상과와 함께 일을 하면서 협의를 하고 있으며, 병리학교실은 생명공학연구소 등과 간암 등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있다.

 

 

◇ 병리의사의 긍지

 

인류와 질병과의 전쟁에서 질병의 핵심에 병리학이 있다. 병리의사를 ‘의사들의 의사(doctor of doctors)’라고 한다. 의사들에게 진단명을 알려 주는 의사이기에 그렇게 부를 것이다. 병리의사가 암이라고 진단했을 때만이 진료하는 임상의사는 환자에게 정확히 암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의사에게 적용되는 것이기는 하나, 병리의사는 어느 의사보다도 실수가 더욱 용납되지 않으며 끊임없이 실력을 닦아야 한다.

 

정복하기 매우 어려워 보이는 암도 머지않아 정복하게 될 것이고 그 가운데에 병리의사가 있다. 암을 확실하게 진단하고 암을 연구하는 사람들, 그들이 병리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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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숙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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