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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인정과 휴머니즘 회복부터..



한동안 겨울 난동(暖冬)이 있었으나 계절은 엄연히 소한에서 대한으로 가는 혹한의 절기에 있다. 이런 때 의지할 곳 없는 노인과 어린이,소년소녀가장들이 체감하는 결핍의 고통과 소외의 아픔이란 과연 어느 정도이겠는가.

자기 배를 채우려는 각종 부패·비리사건과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횡행하고 있는 인면수심의 사건들은 한편 이와 관계 없는듯 사회의 냉각을 새삼스럽게 확인하게 만든다.

그늘 속에 가려진 이웃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베푸는 것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의무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일찌기 미국의 철강왕 카네기는 ‘많은 돈을 남기고 가는 것은 치욕적인 삶’이란 신조로 살았다. 그는 황열병퇴치단체 등에 많은 기금을 지원했다.

CNN창립자 테드 터너 또한 유엔에 10년간 10억 달러씩 기부약속을 지키는등 자선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세계 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도 소수인종 장학사업에 10억달러,공공보건분야 3억2천만달러,에이즈백신 개발에 5천만달러등 막대한 자선금을 냈다고 한다.

물론 남을 돕는 일을 이같이 돈으로만 잴 일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살기힘든 환경에서도 아끼고 안쓴 돈을 자신들 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 쾌척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며칠 전 군산에서는 환경미화원 60명이 매달 1천원에서 5천원까지 형편대로 모은 1백60만원을 시청에 기탁하였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추위와 싸우며 땀흘리는 이들 미화원들은 지난 92년부터 아예 ‘이웃 사랑회’를 구성해 올해로 11년째 고아원과 양로원,결손가정에게 꾸준히 이웃돕기를 실천해 오고 있다.

그리고  전주에 살고 있는 한 40대 택시기사는 지금까지 7년동안 헌혈증 1천5백여장과 성금 1천3백여만원을 모아 불우이웃을 돕는 것도 모자라 조만간 재미동포에게 신장을 기증하러 미국으로 떠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30년전인 고교 2학년 팔을 처음 내민뒤 지금까지 1백여차례나 헌혈 침대에 누었다는 것이다.이같은 인정의 불씨는 지난해 12월초부터 시작한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창구에서도 불을 지피고 있다.

경기침체로 모두가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려운 이웃에 다가서는 손길을 볼 때마다 우리사회는 삶의 희망이 넘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IMF 경제난의 체험은 처절했지만, 지난 97년말 우리가 모았던 이웃돕기 성금은 오히려 예년보다 많았던 사실처럼 우리는 힘든 때일수록 서로 나누었지 않는가.

이제 언론사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등은 이달말까지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을 펼친다. 이 기간동안 집중적으로 성금이 모아져 보통 연간 모금액의 70∼80%가 걷힌다는 관계자 설명이다. 겨울철에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반짝’에 그친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성금액 또한 미국의 경우 시민 한 사람당 자선금액이 연평균 6백41달러인데 비해 우리는 그 1%수준에도 못미친다는 것이다. 불우이웃돕기가 그때 그때 행사화하고 있을 뿐인 셈이다. 대부분의 이웃돕기 캠페인이 자칫 반짝 이벤트 정도로 여겨질 수 있어 벌써부터 경계가 되고 있다.

어려움에 빠진 이웃돕기는 한가한 선행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근원적인 얼개이다. 우리 스스로를 건져낼 힘은 사랑밖에 없다. 나눔의 미덕이 연중 상시적으로 열려야 한다는 생각이 나는 시점에 있다.

올 새해는 인정과 휴머니즘의 회복에서부터 출발해 보면 어떨까.

/ 제 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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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성 dscho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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