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8 01:19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기획 chevron_right 생활 속 건강상식
일반기사

[건강] 나른~하다.. 졸립다~.. 봄 불청객 '춘곤증'



15일 오후 전주시 고사동의 한 증권회사 사무실. 나른한 봄햇살이 창문을 두드리자 사무실 직원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한다. 일부 직원들은 아예 고개를 파묻기도 한다.

 

불과 보름전만 해도 옷깃을 여미게 하던 동장군이 꼬리를 감추고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하다. 그러나 만물이 소생하는 춘삼월이 왔는데도 나날이 몸이 시들해지고 축축 처진다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아침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고역이고 몸은 천근만근 무겁다.

 

식사만 하고 나면 머리가 빈 듯 멍해지고 졸리기만 한다. 온종일 나른하고 피곤해 업무능률이 떨어진다거나 입맛이 없어 애를 먹기도 한다.

 

졸음운전을 하거나 늦잠을 자다 지각하기 일쑤다. 봄의 불청객인 ‘춘곤증’(春困症) 증상들이다.

 

올겨울은 예년보다 따뜻했던 만큼 춘곤증이 일찍 찾아와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렇다면 해마다 봄이면 반복되는 춘곤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춘곤증은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하나의 병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에 우리 몸이 적응을 제대로 못하면서 나타나는 이상증상이다. 원인은 계절이 바뀌면서 생체리듬이 변하기 때문으로, 의학적 병명은 ‘계절성 피로감’이다.

 

겨울동안 움츠렸던 근육이 따뜻한 날씨로 이완되고 일조량이 늘어나면서 생체시계의 태엽 역할을 맡고 있는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량이 줄어든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불규칙적인 수면이나 식사습관, 과로, 운동부족, 흡연, 과음 등의 잘못된 생활습관도 나른한 봄날을 부추긴다.

 

그러나 평상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추운 겨울에도 운동을 꾸준히 하며, 야채나 싱싱한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등 ‘건강저축’을 충분히 해두었던 사람에게 춘곤증은 남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항상 밝은 면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마음이 힘들 때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 보는 것도 춘곤증을 이기는 대책이다.

 

춘곤증은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회복력이 조금씩 떨어져 몸의 가벼운 변화에도 제때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

 

젊은 사람은 심한 독감을 앓고도 회복속도가 비교적 빠르지만 노인은 수분섭취만 다소 줄어들어도 쉽사리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집안의 노인이 봄에 기운없어 보일 땐 우선 음식섭취가 부실하지 않은지, 만성병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점검해 봐야 한다.

 

봄철 피로증상이 1개월이상 지속되고 갈수록 심해진다면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춘곤증이 아닌 다른 큰 병이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몸무게가 급격히 빠지거나 자주 열이 나고 숨이 차면서 피로가 계속될 때는 가급적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피로가 그 이상 지속되면 일종의 만성질환으로 간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성피로증후군(CFS: Chronic Fatigue Syndrome)’은 심한 피로와 함께 신체 전반에 걸쳐 아프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전신적인 통증을 수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만성피로가 오래 반복되면 체내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각종 전염성 질환 등에 쉽게 걸릴 수 있다.

 

전북대학교 병원 정신과 박태원교수는 “요즘처럼 밤의 길이가 짧아지고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수면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늘어난 야외 활동과 함께 우리 몸의 피부온도도 올라가면서 피로를 쉽게 느끼게 된다”면서 “겨우내 운동부족이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이런 증상들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춘곤증 예방 이렇게 하세요

 

춘곤증을 효과적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춘곤증 예방 생활수칙을 알아본다.

 

△운동이 최고 보약= 일단 운동이 가장 권장된다. 운동을 통해 근육을 워밍업시켜주는 것이 겨울 내내 위축됐던 생체리듬을 정상적으로 돌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이 어려우면 맨손체조도 좋다. 아침에 일어나 가볍게 조깅을 하거나 맨손체조를 하고 직장에서도 2∼3시간마다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점심식사 후 밖에 나가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평상시 운동을 하다 겨울철에 운동을 쉰 사람은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피곤할수록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는 인식은 그릇된 편견이다. 춘곤증에서 오는 피로는 근육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호르몬과 신진대사 등 생체리듬의 변화에서 온 것이므로 몸을 많이 움직일수록 오히려 좋아진다.

 

△식생활이 중요= 봄철에는 신진대사 기능이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증가하므로 비타민 섭취가 중요하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 권장되는 비타민은 인체를 자동차에 비유할 때 연비향상제 역할을 맡고 있는 비타민B 계열. 비타민B는 현미 등 도정이 안된 곡류에 많은 만큼 쌀밥보다는 현미나 보리, 콩, 팥을 넣은 잡곡밥을 먹는 것이 좋다.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단백질은 신진대사를 주관하는 효소와 근육의 원료물질이기 때문이다.

 

제철음식인 냉이, 달래, 쑥갓, 미나리,씀바귀 등은 춘곤증으로 잃기 쉬운 입맛을 돋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과식하면 춘곤증이 더 심해질 수 있므로 아침을 거르지 않도록 하고, 과식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리하지 않는다= 밤잠을 제대로 못 잤을 땐 주간에 2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게 좋다. 또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겠다고 휴일에 잠만 자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다음날 더욱 심한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진우 epicure@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기획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