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티크리트 근처에서 29일 오후 5시께(현지시간) 이동중이던 바그다드 주재 일본 대사관 차량이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아 일본 외교관 2명이 사망하고 레바논인 운전사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고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이 30일 밝혔다.
가와구치 외상은 기자회견에서 무장괴한의 공격으로 영국 주재 일본대사관의 오쿠 가쓰히코(奧克彦) 참사관(45)과 이라크 주재 일본 대사관의 이노우에 마사모리(井上正盛) 서기관(30)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가와구치 외상은 그러나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테러에 굴하지 않고 이라크 재건을 지원하겠다는 기본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해 자위대 파견방침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도 보고를 받은 후 "일본은 이라크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책임이 있는 국가로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총리와 외상의 이런 다짐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서 일본인이 사망한 것은 지난 3월20일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일본 정부와 국민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특히 알-카에다 간부를 자처하는 인물이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견하면 도쿄(東京) 도심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후 바그다드 주재 일본 대사관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실제로 대사관 공용차량이 공격을 받자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자위대 연내 파견계획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전하고 있다.
사건 발생 장소는 바그다드 북쪽 약 500㎞에 위치한 티크리트 부근으로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출신지역인 이 일대는 반미 감정이 특히 강해 일명 `수니파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지역이다.
사건 당시 일본 외교관들은 티크리트에서 개최될 예정인 이라크 재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검정색 오프로드형 4륜구동 관용차로 이동중이었으며 이 차량은 유리창 등을 방탄처리한 경방탄자였으나 피습 당시 경호차량없이 단독으로 운행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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