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와 자유뮤역협정(FTA)을 맺게 될 칠레는 남아메리카 중서부쪽에 오이 모양으로 길게 자리잡고 있는 나라다. 서쪽으로는 남태평양이 펼쳐져 있고, 북쪽으로는 페루와 볼리비아, 동남쪽으로는 아르헨티나와 국경이 접해져 있다. 남북의 길이가 4천2백70㎞, 동서길이가 1백80㎞로 면적은 한반도의 약 3.5배인 75만6천6백26㎢이다. 인구는 1천5백45만명으로 남한의 3분의 1 수준이며, 혼혈 66%·백인 29%·원주민 3%·기타 2%로 구성돼 있다. 국민총생산(GDP)이고, 1인당 국민소득은 4천1백45불로 우리나라의 2.5분의 1 수준이다.
칠레의 GDP 구성비율은 제조업이 15.7%로 가장 높고, 금융서비스가 12%·개인서비스 10.8%·상업 10.7%·광업 8.4%·농림수산업 5.6% 등의 순으로 나타나 있다. 언뜻 보면 농림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별것 아닌것 같지만, GDP 비율의 5.6%라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일 뿐더러, 앞으로 잠재적 개발 볼륨까지를 고려한다면 칠레가 세계 제1의 농산물 수출국가(GDP 대비)라는 것이 헛소리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칠레는 안데스산맥을 중심으로 비옥한 토지가 발달해 있는데다, 기후도 지중해성이라 농업과 과수·목축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직 미개발지가 많아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개발이 가능하고, 저렴한 노임과 체계적인 물류시스템도 우리를 두렵게하는 요인이다. 이번에는 쌀과 배·사과와 같은 결정적 품목은 FTA 대상에서 제외하고, 고추·마늘·양파·쇠고기·닭고기와 같이 민감한 품목은 도하개발아젠다(DDA), 즉 다자간 협상 이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지만, 언제 그들이 우리 농업을 초토화시킬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단순 비교로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칠레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2000년에 3억9백만불, 2001년에는 1억2천4백만불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산품 조금 팔아먹겠다고 농업을 희생시킨 것이다. 우리도 무슨 계산속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조짐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선진 강국들은 심지어 80∼90%까지의 직·간접적인 보조금을 투입하여 자국 농업을 보호하고 있다. 외국에서 싼 농산물 수입해 먹으면 편할텐데 왜 그럴까? 인류를 통제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먹고 사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통찰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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