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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정동영의장의 막판 고심

최동성 편집부국장

 

총선일이 50일도 남지 않은 26일 현재까지 유권자들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어디에서 출마할지 모르고 있다. 정 의장이 대권가도로 가는 길과 금배지를 안전하게 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검토를 끝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론은 이른바 '3김'이 빠져나간 정치권에 큰 인물이 필요하다면 중앙 진출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해 왔건만 막판까지 고심에 쌓인 모양이다.

 

전북 최초의 여당 당수의 지역구이기 때문에 그의 이전은 총선가도의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차기 대권의 꿈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4.15 총선 성적표는 대권가도의 시금석으로 인식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이러한 판국에 매일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본인의 출마 터를 잡는 일에는 결단을 못내고 있다. 유권자들이나 정치신인들에게는 경우에 따라 답답하고 무책임한 노릇으로 비쳐 질 수 있다.

 

정동영 의장의 지역구 문제는 선거일이 임박한 요즘에도 설왕설래가 많다. 지역구 이전에 대한 그의 발언도 여간 헷갈리는 게 아니다.

 

지난 19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만 보아도 "정치인에게 지역구는 성과 같은 만큼 (전주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속사정을 털어놨지 않은가. 그리고는 같은 자리에서 "당이 요구를 하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선거구를 서울로 옮기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피력했다. '총선 올인전략'을 펴야 하는 당 의장으로서의 부담일 것이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처럼 본인의 지역구와 당내 활동을 동시에 챙겨야 할 입장이 곤혹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25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고 정 의장의 지역구인 전주 덕진 만큼은 아예 비워 두었다. 지역구 이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물론 지역구 한석 보다 수도권 선거에 명운을 걸고 전국을 돌며 선거를 독려해야 할 형편이라며 이를 절충한 '전국구'진출설도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정 의장은 정계에 입문한지 10년도 안돼 집권당의 얼굴로 우뚝 섰고, 그 이면에는 그가 고비 때마다 던진 승부수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근성은 그의 저서 '개나리 아저씨'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책에서 "(방송기자로서) 순간 순간은 나 자신과의 승부였다”고 회고했다. 또한 "나는 늘 전주에서의 탈출을 꿈꾸었다. 사랑하는 마음 이면에는 전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렸었다. (중략) 더 큰 성취를 위해서 보다 넓은 세계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청소년 시절을 돌아보고는 "…전주만 붙들고 있지 않았기에 지금의 내가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과거를 풀어냈다. 총선을 앞두고 승부수를 던질 것인지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여기에 있다.

 

호남의 각축전도 중요하지만 결국 총선의 승패는 수도권에서 결판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유권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정국의 중심축으로 등장한 마당에 호남의 지역구에 연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잘 들여다보면 정 의장은 김대중 정권때 동교동계의 도움으로 정치에 입문했음에도 동교동계를 비판하며 정풍운동을 주도한 인물이 아니었던가. 때마침 이번 선거는 화두가 정치개혁이다. 이제는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에게,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필요하다. 새정치를 끌어가야 할 알맹이로서 인상적인 정치이력을 축적하기 위한 계기가 왔다.

 

그래서 지역구 정치활동이 앞으로 계속 득세하리라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전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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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성 dscho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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