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대중화'를 고민하는 '2004 아트서울전'에 도내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이 초대됐다.
한국화가 전량기(41)·고형숙(29)씨, 서양화가 강승완씨(40). 아트페어 형식에 처음 참가하는 세 명의 작가들은 각기 다른 개성의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과 생생한 만남을 시도했다.(1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라도의 정서가 벗어난 곳에서 전라도의 정신과 이야기를 풀어놓고 관람객들의 반응이 궁금했다”는 전씨는 "신선하다는 반응이 우선이지만, 역사의식과 전통성의 바탕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동학, 미륵사지 석탑, 민초, 호랑이 등 오랫동안 전라도 정서를 작품의 화두로 삼아온 그는 역사 속에서 이름 없이 살다간 민초들의 모습과 역사를 통해 '거친 한숨이 꽃보다 곱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전시에서 강하게 표출했던 역사성을 부드러운 서정성과 조율시켰다. 이념성의 자리에 자연의 이미지를 넣고, 시각적 호소력이 강했던 원색에서 한걸음 물러나 작품의 이미지를 순화시켰다.
잃어버린 역사에 대한 그리움과 전라도의 한을 풀어내고 싶다는 그는 원광대 한국화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인상주의와 표현주의,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아우르고 있는 강씨는 정물과 풍경 위주의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작품들을 내놓았다.
화면을 단순화시켜 구성하고 배경과 대상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작품들은 몽환적인 분위기로 관람객들의 정서 속에 편안하게 스며든다. 선명한 파스텔톤의 색감은 정물의 단조로움을 극복해내고, 사실적 묘사위주의 틀에서 벗어난 작가는 자연에 대한 즉흥적인 감흥과 인상도 실어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사실적인 표현과 함께 현대적인 감각을 이입하고 싶다”는 강씨는 한국미술협회 김제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화'로 작품 범위를 규정짓기 보다 '회화'라는 넓은 영역에 주목하고 있는 고씨의 작품은 자화상과 선의 표현이다. 난해하고 복잡하게 엉켜있던 선은 인물의 이미지만을 표현하면서 한결 단순해졌다.
"간략한 선을 이용해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는 " 차가운 선 안에 갇힌 자화상은 현대를 살아가는 내 자신의 모습이다.”고 소개했다. 아크릴·철사·혼합재료 등 서양화의 재료를 과감하게 도입했지만 한국화의 정서와 이미지를 잃지 않았다. 흰색으로 표현한 일상의 모습과 검은색으로 표현한 심리상태를 대칭시킨, 건조하고 현대적인 실험이다. 전북대 한국화과와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전주예술고에 출강 중이다.
(주)마니프가 주최하고 아트서울 아트페어 조직위원회(위원장 이두식)가 기획한 '아트서울전'은 국내 미술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신진·유망작가를 발굴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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