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에서 보고 들리는 판소리와 재즈의 결합이 100%의 완성도를 가졌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판소리가 한국을 넘어 세계로 나가려고 한다면 충분히 근사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지난 1일 전북도와 신나라뮤직(회장 김기순)이 함께 낸 판소리음반, 'Pansori, east to west'. 신나라뮤직 정문교 대표이사(53·사진)는 "유네스코의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판소리를 알리는 작업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본 바탕이 좋은 판소리에 재즈의 독특한 색을 더한 만큼 큰 호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양의 만남은 서로의 문화를 전하고 이해하는 것이죠. 우리가 판소리로 문을 두드렸고, 그들은 재즈로 답했습니다. 재즈의 선율에 판소리의 가락은 인간의 모든 감정을 내어놓았고, 그들이 판소리에서 그 깊은 심성을 발견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판소리를 비롯한 우리 문화를 자랑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우리음악의 르네상스운동'이란 평을 얻을 만큼 일제 당시의 SP음반을 복각해 발매하는 데 많은 공을 들여 온 그와 신나라뮤직.
"1980년대 초반에 SP시대 불후의 판소리 명작을 소개한 적이 있었죠. 객석의 반응이 의외였습니다. 그때부터 판소리 5명창의 복각을 결심했죠. 하지만 안타까운 근대사를 거치면서 국내에 자료가 많지 않은 점은 여전히 아쉽습니다.”
그는 무용가 최승희씨가 1936년 직접 작곡하고 노래했던 '향수의 무희'나 '이태리 정원'을 비롯해서 손기정옹이 금메달을 땄을 때를 기념해 낸 판소리 음반 '마라손제패가' 등을 거론하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판소리 음반화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된 것은 그런 음반을 발견하면서부터”라고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의 문화를 보존하는 일을 마음먹었다. 전통에 뿌리를 둔 문화의 현대화작업.
"지금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훗날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의 친근한 벗이 되어야지요. 명창·명인들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창작음악을 발표하는 젊은 친구들도 계속 주목할 겁니다.”
그는 요즘 오정숙 이일주 장문희로 이어진 계보를 따라 판소리 다섯바탕 음반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돈은 희망사항입니다. 언젠가는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알려나가는 것이 돈이 되는 때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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