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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립국악원 창극단 '흥부전'

 

도립국악원의 소리꾼들과 연주자들의 실력은 역시 믿을만했다. 잦은 공연으로 쌓여진 무대매너도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았다. 6백여석을 빼곡하게 채운 관객의 표정도 한층 밝아져 있었다. 그러나 도립국악원 창극단의 제38회 정기공연작품 창극 '흥부전'은 전북 국악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많은 과제를 남겼다(30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관객들은 120분의 공연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웃고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고 석연치 않은 감정을 불러일으킨 것도 바로 '마냥 웃고 즐기던' 그 느낌에서 시작됐다.

 

판소리의 본 고장인 전북에서 도립창극단의 책임은 막중하다. 판소리와 창극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듬어야 할 주체이기 때문이다. 판소리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선정으로 한층 서둘러야 할 지금은 '도민위안잔치'식이나 '뻔한 류'의 공연보다, 조금은 서툴고 낯설더라도 창극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실험정신과 창작정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관립예술단체인 도립창극단이 올해 처음 올린 정기공연에서는 창극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나 새로움은 찾기 힘들었다. 각종 판소리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소리꾼들을 앞세워 "박초월제 흥부가의 중요 소리대목을 살려, 판소리 본래의 맛을 충분히 살린다”는 기획의도는 극을 한층 풍성하게 했지만, 극의 전개와 소리의 구성이 효과적으로 어울리지 못한 것도 아쉽다.

 

연출의 맛도 찾기 힘들었다. 특히 2막의 대부분을 차지한 놀부 박타는 장면은 지난해 12월 도립국악원의 송년음악회에서 보여준 단막창극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객원연출 류경호씨의 실력이나 무대 열정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 외부에서 초대한 연출이 제대로 실력발휘를 못했거나, 못하게 했다면, 분명 큰 문제다.

 

모처럼 올린 창극공연을 중극장에서 단 1회로 끝내는 것도 지적된다. 도내 국악인들의 숫자에도, 도립국악원 마니아들의 수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향유계층을 대상으로 1년에 단 1회의 정기공연을 올린다면 어느 누가 관립단체에 오랫동안 박수를 칠 수 있을까. 두고두고 생각해도 아쉬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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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우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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