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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파격적 인사단행, 결실 맺어야

엄철호 익산본부장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의 재상을 지낸 영척(寧戚)은 원래 위나라 사람 이었다.

 

가난해서 수레를 끌며 생계를 유지했는데 세상을 풍자하는 노래를 자주 불러서 환공의 오른팔이었던 관중에게 발탁되어 출세한 인물이다.

 

환공을 도와 제나라를 패자의 나라로 만든 관중이 나이들어 사직을 청하자 답답해진 환공이 영척을 불러들여 관중 이후 제나라 정치를 의논한 내용이 중국 고전 설원(設苑)에 기록되어 있다.

 

법과 질서가 지켜지고 경제가 안정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군주가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이 무엇이냐고 환공이 묻자 영척은 덕망과 자질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임용하라고 권한다.

 

이미 조정에 그런 인재를 등용했는데 더 이상 뛰어난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으니 무슨 까닭이냐고 환공이 다시 묻자 영척은 꺼림낌 없이 환공의 인사 스타일을 비판했다.

 

"임금께서 사람 보는 눈이 밝지 못하고 인재 천거 과정이 분명치 않으며 등용한 사람을 의심하고 대우도 박하기 때문입니다."

 

영척은 이어서 인사권자가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다섯가지 장애 요인을 들며 이를 제거하라고 권했다.

 

즉, 군주가 직언하는 사람을 꺼리고 아첨하는 사람을 곁에 두는 일, 정책을 내놓아도 이런 저런 이유로 시행을 옮기지 않는 일, 군주의 주변이 꽉 막혀 있어 어렵게 측근을 통해야 만나 볼수 있는 일, 책임을 물으면서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고 엄한 벌로만 다스리는 일, 국사를 맡은 자가 지난친 공명심에 들떠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일 등이었다.

 

채규정 익산시장이 지난 10일 4급과 5급에 이어 13일 6급 이하 하위직 2백50여명에 대한 대대적인 하반기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역대 시장들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며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적재적소에 앉히겠다고 큰 소리 쳤던것 처럼 채시장도 이번 인사에서는 그동안의 관행을 과감히 탈피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할것이다는 소문이 이미 있었다.

 

그 밥에 그 나물 격으로 되풀이 되었던 과거의 인사 스타일을 하루빨리 벗어나 채시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많은 현안 사업을 조속히 마무리 짓기 위해 과감한 인사 단행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다는 인사 후일담이다.

 

실제 인사 뚜껑이 열리고 보니 그동안 공직 사회에 떠돌던 채시장의 이번 인사 의지를 나름대로 엿보게 하고 있었다.

 

조직의 핵심 요직이고 할수 있는 자치행정국장과 총무과장, 그리고 기획정보국장과 기획예산과장 등 4-5군데 주요 보직라인이 전면 교체된 것이다.

 

채시장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각종 현안 사업 추진 과정에 있어 일부 간부와 실무자들이 자신의 의중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헛다리만 긁고 있는데에 대해 이번 인사를 통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강력한 조직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을 갖춘 인재들을 대거 발탁하여 터덕거리는 현안 사업에 나름대로 활력을 불어넣코자 하는 채시장의 이번 인사 의지는 대체로 영척의 다섯가지 장애요인을 벗어난 인사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과연 어느정도 만족할만한 결실을 맺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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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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