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명의 아시아 강진 및 해일 생존자들이 재앙발생 이후 8일째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국제적인 구호활동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악의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와 스리랑카에서는 당초 구호작업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한 반군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일부 피해지역에선 질병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구호활동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구호단체측은 피해국가 재건에 "한 세대"가 걸릴 것이라고 경고하며 체계적인 재건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 전함 3척은 헬기와 구호품, 2천200여명의 해병대원을 실은 채 3일 인도양을향해 출발했다. 이들 전함은 수마트라섬 인근 해역에 정박, 해당 지역 구호활동을벌인 뒤 이번 주말에는 스리랑카 피해지역에 대한 구호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수마트라 북부해역에 정박중인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의 헬기들은 구호활동 이틀째인 이날 32차례나 출격해 아체주 생존자들에게 싱가포르측이 기부한 식량 등을 전달했다.
미군의 이번 구호활동은 미군 역사상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육군 공병대원들은 반다 아체에서 정수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한편, 피해지역 생존자 수색작업을 펼쳐온 구조대원들은 실종자 명단에 올라있는 수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재해당국의 이날 발표함에 따라 추가 생존자발견에 대한 희망을 거의 포기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얀 에겔란트 유엔 구호담당관은 국제적인 구호활동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의 90%는 인도네시아 지역에 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유엔은 특히 현재 가장 즉각적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생존자들은 아체주 내 고립된 마을 사람들로 깨끗한 물과 식량, 의료지원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접근 도로와다리 등이 파손돼 수주 동안 구호품을 전달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또 다른 문제는 반군과 정부군 간 갈등이 수년간 계속돼온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에서 당초 총을 놓고 구호활동에 동참키로 한 반군측이 약속을 깨뜨릴 움직임을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체주 구호작업의 선두에 서고 있는 인도네시아군은 구호품을 실은 군차량 행렬을 매복공격하려던 반군단체인 자유아체운동(FAM) 소속 요원 3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국방부도 타밀족 무장조직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가 자신들을 거부하고 정부군 구호품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해일 생존자의 피난처 한 곳에 불을질러 약 60 가족이 다른 피난처로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스리랑카 국방부 관계자는 "반군측은 정부군이 해일 생존자들을 돕는 것을 원치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군측은 해일 생존자들의 말을 빌려 당시 약 150명의 정부측 군인이 문제의 피난처를 불질렀다고 맞서고 있다. 2002년 2월 정부군과 휴전협정을 맺은 반군은 스리랑카 북동부의 많은 지역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일부 피해지역에선 질병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유니세프(UNICEF)측은 아체주에서 폐렴으로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보고들이 접수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반다 아체와 일부 마을에서는아직도 수천 구의 썩은 시체들이 도로에 널려 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의 한 관계자는 콜레라 발병보고는 지금까지 들어오지 않았지만 발병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10명으로 이뤄진 독일군 의료부대가 3일 반다 아체에 도착해 의료지원에 돌입했다.
아체주에서는 또 통신수단인 휴대폰이 부족해 구호작업에 애로를 겪고 있다.
국제적십자사측은 소니 에릭슨사가 휴대폰 1천300대를 기부하고 자사직원들을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에 파견, 통신시설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리랑카에서 활동중인 구호단체 월드비전의 호주 책임자 팀 코스텔로는3일 "이번 재앙은 2차 세계대전 후의 유럽과 비슷하다"면서 "피해국가들의 재건에는한 세대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에 따라 2차 대전후미국이 유럽측에 대해 실시했던 마셜플랜과 같은 획기적인 재건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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