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중심 상하이(上海)에 들른 북한박봉주 내각총리의 `개방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박 총리 일행은 상하이 방문 첫날째인 24일 중국공산당 제1차 대회장 기념관과도시계획전시관, 상하이 대극장 등 주로 푸시(浦西)쪽 구도심에 있는 주요시설들을살펴봤다.
이 과정에서 과거와 달리 일반인들의 접근을 통제하지도 않았고 일부 언론의 취재도 허용됐다.
상하이시측도 통상 북측 대표단 일행의 동선(動線)은 그들이 떠난 뒤에야 알리던 관행과 달리 이번만큼은 웬만한 일에 대해서는 `은폐'하려는 기색이 없었다. 북한측도 관영매체를 통해 박 총리 일행의 상하이 방문사실을 시시각각 전하는 등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현지 관측통들은 "북측의 개방의지를 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이라고해석했다. 북핵 6자회담이 또다시 세계적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북한이 `폐쇄된 사회주의 신봉국'으로 투영되는 상황에서 `그렇지만은 않다'는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박 총리 일행은 25일에는 황푸(黃浦)강을 건너 푸둥(浦東)쪽 지구를 살펴봤다.
푸둥지구는 그야말로 중국식 개혁ㆍ개방의 상징이다. 상하이를 상징하는 둥팡밍주(東方明珠)는 물론이고 중국에서 가장 높은 88층의 진마오(金茂)빌딩이 있으며 세계적인 외자기업들이 밀집해있는 곳이다.
박 총리는 이곳을 둘러보면서 주로 외자기업 유치과정이나 다국적기업의 실제역할 등 실질적인 문제를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한 자기부상열차도 시승한다. 모든 일정은 24일처럼 큰 통제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박총리는 이날 오후 상하이 방문 일정을 끝내고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으로 이동한다.
선양에서는 주로 철강을 비롯한 공업생산 시설을 살펴본 뒤 27일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의 시민들도 박 총리 일행의 방문에 대해 비교적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다만 지난 2001년 초 이곳을 들러 `천지개벽했다'고 찬사를 마지않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문 등을 염두에 둔 듯 "말로 하는 것보다 행동이 중요한 것이 개혁"이라고 말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이에 따라 상하이에서 개방행보를 과시한 박 총리 일행이 귀환후 본격적으로 경제개혁에 착수해 북한경제에 숨통을 터야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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