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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문화산업과 인프라 구축

멀티미디어 시대를 맞은 지역사회에 있어 문화의 역할은 무엇인가? 현대사회가 당면한 환경파괴, 인구감소, 고령화사회 등의 제 문제 가운데, 문화예술이 주민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는 지, 근자에는 이런 문제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문화산업’이나 ‘문화경제학’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전통문화도시를 추구하는 전주의 경우 아직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문화시설의 개발과 운영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멀티미디어로 상징되는 문화정보기술의 축적과 이를 주변의 지역문화권과 공유하며 네트워크를 추진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대처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본다.

 

전라북도는 전국에서 인구감소율이 가장 현저한 곳으로 활력저하에 따른 지역경제의 쇠퇴가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현 추세로 보아 공공기관 등의 이전 등에 의한 인위적인 보전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며, 정주인구의 감소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가꾸고 내실을 다져 숙성된 문화자원으로 지역사회의 활성화를 꾀할 수밖에 없다.

 

흔히 인프라 구축이라고 하면 도로나 철도망, 항만시설의 충실화 등을 연상하기 쉬우나, 문화와 관광개발에 도시의 장래를 맡길 수밖에 없는 전주의 경우, 생활에 기반을 둔 문화산업의 활성화와 지역의 대학을 포함한 제 기관의 네트워크가 무엇보다 절실한 실정이다. 전주의 한옥마을을 한 예로 들어보자. 한옥마을이 하나의 문화산업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각종 체험시설과 이를 운영하는 단체의 충실화, 그리고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 노하우의 구축,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법령과 제도의 보완 등 이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결합되었을 때, 비로소 내외의 관광객 즉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는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역의 대학은 전국 어디에나 있을 법한 문화관련 학과의 설립과 운영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특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그 연구결과가 문화산업 현장에 직접 피드백 될 수 있는 커리큘럼의 설치 등이 필요하다. 예컨대 거시적인 정책개발의 측면에서 문화정책학과의 설립과 관련 커리큘럼의 개설 그리고 전주의 다양한 문화특징을 문화산업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미시적인 측면에서의 다양한 학과개설 등이 본격화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멀티미디어 시대의 지역문화 창조 거점으로서의 전주의 미래를 위하여, 지역의 예술문화 특성과 과학기술을 결합시킨 디지털 뮤지엄이나 영상미디어의 개발, 국내외의 관련문화정보를 네트워크화 한 디지털 아카이브의 설치 등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전주에 산재되어 있는 여러 문화기관이나 대학, 문화산업체 들이 독립된 문화단위로서 기능할 것이 아니라, 상호 유기적인 연계 아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장치로서 그 가능성을 제고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지역주민 모두의 주체적이며 적극적인 참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국가의 예산지원 및 정책적인 뒷받침이 절실하다.

 

/민병훈(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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