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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하인스 워드' 열풍

하인즈 워드 열풍이 뜨겁다. 미식 프로축구 수퍼볼 영웅인 하인즈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는 서울에 도착한 다음 날 청와대에 초청돼 대통령과 점심을 같이 했다. 이어 서울시청을 방문,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한국 체류중 하루 숙박비만 600만원이 넘는 호텔방이 무료 제공되고, 기업들이 옷이며 승용차 등 협찬을 못해 안달이다. 방송사도 9시 뉴스데스크 시간에 그를 ‘모셔’ 몇마디 얘기를 듣는 것만 해도 황송해 하는 표정이다.

 

오늘의 워드가 있기 까지 그의 뒤에는 헌신적인 어머니 김영희씨(59)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김씨는 아들이 성공하자 덩달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그의 지난 세월은 신산 그 자체였다. 김씨는 서울에서 주한미군과 결혼해 워드를 낳았다. 그리고 2년후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불과 수개월만에 이혼했다. 말이 통하지 않고 양육능력조차 없어 법원판결로 젖먹이 워드와 생이별을 했다. 워드가 7살때 다시 합쳤지만 접시닦이, 호텔청소, 편의점 종업원 등 하루에 세가지 일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웠다. 그러면서도 워드에게 제때 따뜻한 식사을 챙겨주는 등 아들교육에 헌신했다.

 

김씨와 같은 삶은 미군이 이 땅에 들어오면서 잉태되었다. 미군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 온 것은 1945년 9월 8일 인천항을 통해서였다. 11월까지 7만여 명의 미군이 전국에 배치되었다. 전주에는 9월 13일 미군선발대가 도착했고, 25일에 익산에 주둔했다. 28일에는 군산항을 통해 미군 기계화 부대가 입항해 산북동(당시 옥구군 선연리 비행장)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미군은 ‘애치슨 선언’에 따라 철수한다. 그러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다시 이땅에 들어왔다. 1953년 휴전 직후 미군부대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기지촌이 형성되었다. 전쟁과부나 미혼모, 고아 등이 몰려들고 술집과 포주, 위안부(양공주) 등도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군산을 비롯 이태원, 동두천, 의정부, 부산, 대구 등 전국 62개 기지촌에 미군을 상대로 한 윤락여성 수만 한때 2만명을 넘었다. 여기에서 생겨난 워드와 같은 혼혈아들은 ‘튀기’ ‘아이노코’ 등으로 불리며 냉대와 차별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워드는 지금 우리 사회에 ‘혼혈’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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