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기자의 눈] 학교찬조금 관행 씁쓸

김종표 기자

학교에 아이를 맡긴 부모는 교사들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기 마련이다. 학교일에 적극적으로 나서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일부 학부모들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최근 전주교대 전주부설초등학교에서 불거져 나온 찬조금 논란은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례로 남게됐다.

 

학교측이 학기초 올 교육과정을 설명하면서 전국 교대부설초등학교 교감회의 등 각종 행사에 필요한 경비 문제를 학부모들 앞에서 꺼낸 게 문제의 발단이 됐다. 학교장의 돈 걱정을 흘려버릴 수 없는 학부모 대표들은 통장개설과 액수 등 구체적인 모금 방법까지 논의했다.

 

또 모금활동에 힘을 실어달라는 학부모 대표들의 요구에 따라 학교장과 담당교사는 교육도우미 회의에서 각종 행사 내용을 소개하고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교감회의의 예를 들어 은근히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설사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제안했어도 이를 단호하게 금지시켜야 할 학교가 노골적으로 이를 부추긴 셈이다. 학교는 자율성을 강조했지만 자녀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에게는 결코 자율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교사들이 모를 리 없다.

 

비단 이 학교의 일만은 아니다. 최근에도 전주 모 초등학교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자녀의 불이익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입을 다물고 있다. 학교의 비상식적 행동에 아이들이 볼모가 된 셈이다.

 

마침 전교조 전북지부가 불법 찬조금과 촌지 관행을 뿌리뽑기 위한 교사선언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학부모단체도 이같은 선언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만큼은 교사들의 자정 노력이 크게 확산돼 공교육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고질적 관행이 근절되기를 기대한다.

 

김종표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짝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