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요, 불감훼상(不敢毁傷)이 효지시야(孝之始也)라' - 자신의 몸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니 감히 훼손하거나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효도의 시초다 - 유교 경전 효경(孝經)편에 실려있는 공자의 효에 대한 가르침이다.
이 만고불변의 진리에 대해 어떤 이는 장기를 이식해서 사람을 살리는 세상에 무슨 씨도 안먹힐 소리 하느냐고 핀잔을 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공자가 말하는 효와 이 반론은 번지수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달을 보라고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쳐다보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자고이래로 효는 모름지기 인간이 갖춰야 할 첫번째 덕목으로 꼽히고 있다. '효는 백행의 근본이다' '충신은 효자 가문에서 구한다'는 격언도 있듯이 효는 그 사람의 인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언필칭 효란 부모와 자식간에 형성되는 원초적 관계를 규율하는 질서로 어버이를 위하는 마음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본성이기 때문이다.
사람 살기는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데 어찌하여 제 부모 구박하는 막된 인간은 사라지지 않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작년 한해동안 전국 17개 노인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노인학대 고발 건수는 무려 2천18건에 달했다. 남 보기 창피해서, 자식이 몹쓸 일을 당할까봐 차마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는 노인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얼마나 될까, 가슴이 답답해진다.
신고된 노인학대 사례 중에는 하도 기가 막혀 글로 옮기기조차 민망한 사건도 있었다. 89세 된 노모가 아들(55)의 폭행과 학대를 피해 인근 동네 비닐하우스에서 구걸로 연명을 하다 발견된 현대판 고려장 같은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그 자식은 고대광실에 살면서 제 어미에게 지급되는 경로연금과 교통비까지 가로챘다니, "정말로 너 인간 맞아?" 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키와 몸무게와 생김새가 똑같은 두 필의 말을 놓고 어미 말과 새끼 말을 구별하는 방법을 아시는가. 사흘동안 굶겼다가 당근 한 포기를 주면 먼저 와 먹는 말이 있다. 그 쪽이 새끼 말이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요, 불감훼상이 효지시야'라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기로설화(棄老說話)라도 연거푸 되새겨 보아야 할 일이다. 아무리 둔한 사람도 왜 효도를 해야하는 것인지 저절로 깨닫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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